‘탁구왕 아버지’ 기운받은 안병훈, 버디만 8개
서귀포=이헌재 기자
입력 2019-10-18 03:00 수정 2019-10-18 03:00
PGA CJ컵 1R 노보기 단독선두
안재형 감독과 재미 삼아 대결… 자신감 얻은듯 3연속 버디까지
황중곤-임성재 등도 덩달아 호조… 세계 1위 켑카, 18번홀 이글 3언더
한국 유일의 PGA투어 대회 더 CJ컵에 출전하는 안병훈은 대회 개막 사흘 전인 14일 아버지와 숙소에서 양보 없는 대결을 벌였다. 정식 대결이었다면 안병훈이 상대가 될 턱이 없다. 안 감독은 1988 서울올림픽 탁구 동메달리스트다. 이 대회에서 중국 국가대표로 은메달을 딴 자오즈민(56)과 결혼해 화제가 됐다.
결과는 안병훈의 11-6 승리였다. 안병훈이 정식 라켓을 든 반면 안 감독은 숟가락보다 조금 큰 밥주걱을 라켓 대신 사용했기 때문이다. 안 감독은 “밥주걱이 조금만 더 컸어도 이길 수 있었을 텐데…”라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아버지와 유쾌한 대결은 안병훈에게 훌륭한 기분 전환이 됐다. 안병훈은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더 CJ컵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치며 8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7언더파 65타를 친 2위 호아킨 니만(칠레)과는 1타 차다. 2017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라운드 종료 시점에 선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병훈은 경기 후 “아버지와 탁구 경기에서 이긴 후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퍼팅까지 모든 게 완벽한 하루였다. 2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은 안병훈은 전반 9홀에서 4타를 줄였다. 11∼13번홀에서는 3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켰다. 여러 차례 공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깔끔한 리커버리로 매번 파를 지켜냈다.
PGA투어에서 우승 없이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던 안병훈은 고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안병훈은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고비를 못 넘을 때마다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샷과 퍼팅의 느낌이 좋으면, 그리고 운까지 따르면 언젠가는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안 감독-자오즈민 부부는 갤러리로 아들을 응원했다. 안 감독은 “오늘 경기 내용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좋았다. 특히 올해 잘 안되던 퍼팅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게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안병훈 외에도 한국 선수들은 대거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대회 첫 한국인 챔피언 탄생의 희망을 밝혔다.
일본을 주무대로 활약하는 황중곤(27)이 5언더파 67타로 공동 4위에 올랐고,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21)와 이수민(26)도 나란히 4언더파 68타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톱10에 오른 한국 선수만 4명이다. 또 코리안 브러더스의 ‘맏형’ 최경주(49)도 김시우(24), 이경훈(28) 등과 함께 공동 15위(3언더파)에 포진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마지막 18번 홀(파5) 이글을 잡아내며 3언더파로 마무리했다. 2017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4언더파 68타.
안재형 감독과 재미 삼아 대결… 자신감 얻은듯 3연속 버디까지
황중곤-임성재 등도 덩달아 호조… 세계 1위 켑카, 18번홀 이글 3언더
안병훈(왼쪽 사진)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더 CJ컵 1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더 CJ컵에 처음 출전한 미국의 필 미컬슨(오른쪽 사진 오른쪽)이 라운드를 마치고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악수하고 있다. JNA 골프 제공·서귀포=뉴스1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홈페이지에는 며칠 전부터 재미있는 동영상이 하나 올라와 있다. 안병훈(28·CJ대한통운)이 아버지 안재형 전 탁구 국가대표 감독(54)과 탁구 경기를 하는 영상이다.한국 유일의 PGA투어 대회 더 CJ컵에 출전하는 안병훈은 대회 개막 사흘 전인 14일 아버지와 숙소에서 양보 없는 대결을 벌였다. 정식 대결이었다면 안병훈이 상대가 될 턱이 없다. 안 감독은 1988 서울올림픽 탁구 동메달리스트다. 이 대회에서 중국 국가대표로 은메달을 딴 자오즈민(56)과 결혼해 화제가 됐다.
결과는 안병훈의 11-6 승리였다. 안병훈이 정식 라켓을 든 반면 안 감독은 숟가락보다 조금 큰 밥주걱을 라켓 대신 사용했기 때문이다. 안 감독은 “밥주걱이 조금만 더 컸어도 이길 수 있었을 텐데…”라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아버지와 유쾌한 대결은 안병훈에게 훌륭한 기분 전환이 됐다. 안병훈은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더 CJ컵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치며 8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7언더파 65타를 친 2위 호아킨 니만(칠레)과는 1타 차다. 2017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라운드 종료 시점에 선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병훈은 경기 후 “아버지와 탁구 경기에서 이긴 후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퍼팅까지 모든 게 완벽한 하루였다. 2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은 안병훈은 전반 9홀에서 4타를 줄였다. 11∼13번홀에서는 3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켰다. 여러 차례 공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깔끔한 리커버리로 매번 파를 지켜냈다.
PGA투어에서 우승 없이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던 안병훈은 고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안병훈은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고비를 못 넘을 때마다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샷과 퍼팅의 느낌이 좋으면, 그리고 운까지 따르면 언젠가는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안 감독-자오즈민 부부는 갤러리로 아들을 응원했다. 안 감독은 “오늘 경기 내용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좋았다. 특히 올해 잘 안되던 퍼팅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게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안병훈 외에도 한국 선수들은 대거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대회 첫 한국인 챔피언 탄생의 희망을 밝혔다.
일본을 주무대로 활약하는 황중곤(27)이 5언더파 67타로 공동 4위에 올랐고,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21)와 이수민(26)도 나란히 4언더파 68타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톱10에 오른 한국 선수만 4명이다. 또 코리안 브러더스의 ‘맏형’ 최경주(49)도 김시우(24), 이경훈(28) 등과 함께 공동 15위(3언더파)에 포진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마지막 18번 홀(파5) 이글을 잡아내며 3언더파로 마무리했다. 2017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4언더파 68타.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필 미컬슨과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는 나란히 2언더파 70타로 공동 29위를 기록했다.
서귀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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