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얻고 인재 구하고… 구직자-기업들 “새 희망 찾았어요”

김호경 기자 , 신희철 기자 , 손효주 기자

입력 2019-10-18 03:00 수정 2023-10-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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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경단녀-신중년 취업박람회 폐막


30대 안모 씨는 16, 17일 이틀간 열린 ‘2019 리스타트 잡페어’에서 마음에 쏙 드는 일자리를 찾아 지원서를 냈다. 안 씨가 지원한 기업은 여성 전용 온라인 개인트레이닝(PT) 서비스 업체인 ‘마이다노’였다. 그는 “적성에 맞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며 “현장 면접에서 영어로 외국인 이용자에게도 운동을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현장 면접을 통과해 최종 관문인 실무 평가만 남겨두고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 서울시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2019 리스타트 잡페어’가 17일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가 열린 16, 17일 이틀간 구직자들은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고, 참가 기업들은 귀한 인재를 찾았다.

많은 구직자들은 현장에서 이력서를 내고 면접까지 마쳤다. 한국야쿠트르는 ‘야쿠트르 아줌마(프레시 매니저)’ 직군에 지원한 20대와 40대 여성 2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들은 앞으로 나흘간 실무교육을 받은 뒤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마케팅 전문 기업인 ‘세일즈웍스코리아’도 현장 지원자 중 10명을 추려 2차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고나라도 지원자 10명과 추가 면접 일정을 잡았다.

배송 직군인 ‘쿠팡맨’을 채용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 ‘쿠팡’ 부스는 청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지원자로 붐볐다. 쿠팡맨이 되기 위해서는 ‘운전 테스트’를 치러야 한다. 쿠팡의 채용 담당자인 서인경 씨는 “15명이 운전 테스트를 신청했다”며 “구직자들은 거주지 근처에서 일할 수 있다는 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신(新)중년 중 채용이 임박한 구직자도 나왔다. 전국 30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 중인 외식 브랜드 ‘송추가마골’은 건강검진 결과에 문제가 없으면 60세 넘어서까지 일자리를 보장하고 있다. 송추가마골 관계자는 “70세가 넘은 직원도 있다”며 “지원자 중 인재상에 맞는 6명 정도를 추려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무원을 꿈꾸는 취업 준비생 윤현빈 씨(23·여)는 “군무원 관련 정보가 많지 않은 데다 인터넷에는 광고성 정보가 많아 믿음이 가지 않았는데, 지난해 합격한 실무자와 상담하며 생생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얻었다. 시험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국가기술자격증 관련 상담을 진행한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스에는 이틀간 300여 명이 몰렸다. 박세은 한국산업인력공단 과장은 “전역을 앞둔 군인부터 중장년층까지 자격증에 관심이 많았다”며 “특성화고에 다니는 자녀를 대신해 어떤 자격증이 취업에 좋은지 상담을 받은 부모도 있었다”고 말했다.

상장을 앞둔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와이더플래닛’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구직자 2명을 찾았다. 와이더플래닛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구직자는 업계에서 귀한 인재”라며 “이력서를 이메일로 받고 채용 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신설된 과학기술·스타트업 일자리관도 구직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낙상 방지 휠체어를 개발한 스타트업 ‘와이비소프트’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위해 외국어 능력을 갖춘 구직자를 모집하는데 5명이 지원했다”며 “내부 검토 후 면접을 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신희철 기자

▼ “군무원-부사관-장교 취업, 고지가 눈앞에” ▼




‘국방인력구조 개편’ 따라 채용 늘어 軍 취업정보 부스에 맞춤상담 행렬

동아일보와 채널A, 서울시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2019 리스타트 잡페어’ 이틀째인 17일 청년, 전역 예정 군인, 경력단절여성, 신중년 등이 부스를 찾았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리스타트 잡페어 현장에서는 이력서를 내고 면접까지 마친 구직자도 많았다. 리스타트 잡페어 사무국 제공
“대형면허가 있는데 지원 가능한 분야가 있을까요?”

17일 오후 ‘2019 리스타트 잡페어―함께 만드는 희망 일자리’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 군 관련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부스를 찾은 김모 씨(49)가 군무원 채용 관련 질문을 던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차량 분야로 지원 가능하다. 임기제 지원 시 최대 10년까지 일할 수 있다”며 채용 전형을 상세히 소개했다. 김 씨는 “8월부터 실업 상태여서 일자리가 급하다”며 “군무원에도 내가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하니 원서를 내보려 한다”며 반겼다.

이날 잡페어 현장에 설치된 군 관련 부스에는 군무원 취업 정보를 얻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방부는 ‘국방인력구조 개편’에 따라 비전투 분야에서 근무하던 현역들이 전투부대로 이동하면서 이를 대체할 4736명의 군무원을 올해 신규 채용한다. 이모 씨(27·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군무원 확대 소식을 듣고 한 달 전부터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근무 환경에 대해 알고 싶어 왔다”고 했다.

자녀의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발걸음한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문재하 씨(73)는 “막내아들이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데 이직을 준비 중”이라며 “군무원이 고용 안정성이 높은 만큼 아들에게 권해보려 한다”고 했다. 권영철 씨(64)는 “아들이 서른인데 부사관이나 장교 지원 자격이 되는지 알고 싶어 왔다”고 했다.

현장엔 전역을 앞둔 장병들을 위한 취업 상담 코너도 마련됐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국방부에서도 전역 장병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복무 중 다양한 취업 지원 및 창업 지원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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