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서 갓 잡은 연어가 36시간이면 한국인 식탁에”

헬싱키=변종국 기자

입력 2019-10-16 03:00 수정 2019-10-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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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국영 핀에어 ‘쿨카고’ 가보니… 중앙 통제소서 모든 화물 모니터링
냉장운송 시간-온도 실시간 확인… IoT로 화물 처리 방식 업그레이드
인천∼헬싱키 직항 주7회 운항


3일 핀란드 헬싱키 반타공항 인근에 있는 핀란드 국영항공사인 핀에어의 화물터미널 ‘쿨카고(Cool Nordic Cargo)’의 수산물 창고. 유카 글라데르 핀에어 쿨카고 운영본부장은 냉동상태의 노르웨이산 연어가 가득 담긴 박스들을 보며 “핀에어는 최상의 상태로 최대한 빠르게 전 세계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북유럽의 대표적인 생선인 노르웨이산 연어의 경우 잡은 지 최대 15시간 안에 쿨카고로 옮겨진다. 이후 쿨카고의 ‘쿨 컨트롤센터(CCC)’라는 중앙 통제소에서에서 화물기 운항 시각 등을 분석해 최대 11시간 안에 화물기에 싣는다. 한국까지 비행시간이 약 9시간임을 감안하면 노르웨이산 연어가 한국까지 오는 데 불과 36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셈이다.

이날 3만 m² 크기의 핀에어 쿨카고에서는 화물을 실어 나르는 트럭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입고된 화물은 곧바로 처리되거나 간이 저장 창고에 쌓아 둔다. CCC에서 출하시기를 분석해 창고 어느 부분에 쌓아 둬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화물 처리 과정은 대부분 자동화돼 있다. CCC에서 입력한 값에 따라 화물 분류기가 알아서 화물을 저장하고 또 찾아서 운반하는 방식이다. 핀에어는 의약품 및 전자제품 등 온도나 충격에 민감해 섬세한 관리가 요구되는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전문 자격도 갖췄다.

지난해 초 약 1200억 원을 투자해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만든 쿨카고는 세계에서 가장 첨단화된 화물 처리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CCC에서는 직원들이 모든 화물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화물의 현재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 운송 중 온도 등도 모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CCC에 전달돼 빠르게 문제 해결에 나선다.

핀에어 쿨카고의 ‘쿨 컨트롤센터(COOL Control Center)’ 직원들이 약 30개의 스크린을 통해 전 세계 화물 수송 현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왼쪽 사진). 북유럽의 수산물 대부분은 핀에어 쿨카고를 거쳐 운송된다(오른쪽 사진). 핀에어는 ‘모든 화물을 24시간 안에 실어 나른다’는 목표로 전 세계 130여 개국에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헬싱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핀에어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화물 처리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분석해 화물 처리 방식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핀에어는 현재 글로벌 통신기업인 에릭슨과 스위스 항공화물 운송기업 판알피나, 에어프랑스 등과 함께 데이터 공유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한국도 핀에어를 이용해 수산물을 수입하는 주요 국가다. 쿨카고의 수산물 창고에는 북유럽산 연어와 고등어, 킹크랩 등이 담긴 박스가 가득했다. 쿨카고 첨단 시스템과 신속하고 정확한 수송 덕분에 한국에서도 신선한 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것이다. 글라데르 본부장은 “화물기 전체를 살아있는 킹크랩으로만 가득 채워서 한국으로 보낸 적도 있다”며 “철저한 보관 및 관리 노하우 덕분에 이동하는 동안 죽은 캥크랩이 1%도 채 안 됐다”고 말했다.

핀에어는 현재 인천∼헬싱키 직항 노선을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내년 3월부터는 부산∼헬싱키 노선도 주 3회 운항할 예정이다.

헬싱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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