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브라더스 이구동성 “첫 우승? 유력후보는 임성재!”
고봉준 기자
입력 2019-10-16 05:30 수정 2019-10-16 05:30
임성재(오른쪽 두 번째)가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 공식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임성재는 ‘코리안 브라더스’가 뽑은 토종 선수 우승후보 ‘0순위’였다. 사진제공|더CJ컵
한국인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은 안방까지 점령할 수 있을까.
‘맏형’ 최경주(49)부터 ‘막내’ 임성재(21)까지 한국남자골프를 이끄는 코리안 브라더스가 사상 첫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75만 달러·약 115억 원) 우승을 위해 똘똘 뭉쳤다.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은 “올해만큼은 한국 선수가 우승하는 모습을 국내 골프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의기투합했다.
● 정상과 거리 멀었던 코리안 브라더스
우승자가 거금 175만 달러(20억 원)를 가져가는 ‘초대형 머니게임’ 더CJ컵@나인브릿지는 17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파72·7241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그간 푸른 눈의 외국 선수들이 매번 트로피를 가져갔다. 2017년 저스틴 토마스(26·미국)가 초대 챔피언이 됐고, 지난해에는 브룩스 켑카(29·미국)가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로 비상했다.
한국 선수들로선 자존심이 다소 상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유일의 PGA 투어 정규대회라는 기치를 내걸고 야심차게 출범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17년 김민휘(27)가 6언더파 282타로 차지한 4위. 지난해의 경우 김시우(24)가 공동 23위로 체면치레를 하는 정도였다.
이처럼 안방에서 기를 펴지 못한 한국 선수들은 15일 대회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란히 정상 등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각자 우승과 톱10, 톱20 등 다양한 목표를 밝힌 가운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무서운 신예’ 임성재를 우승후보 0순위로 꼽았다.
● 동료들의 선택은 임성재
임성재는 루키로 뛴 지난 2018~2019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 최초로 PGA 투어 신인왕이 됐다. 지난달 감격적인 수상의 기운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이번 대회 직전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으며 생애 첫 PGA 투어 우승 전망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성재와 함께 자리한 김민휘는 “누가 뭐래도 (임)성재가 가장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한다. 같이 경기를 해보니까 성재가 확실히 감이 좋더라. 기대가 된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곁을 지킨 안병훈(28) 역시 “말이 필요한가. 지난 주 성재가 치는 장면을 봤는데 참 대단하더라. 미국에서 치던 실력이 어디 가겠나. 성재가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내리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같은 CJ대한통운의 후원을 받는 김시우와 이경훈(28)의 선택 또한 임성재였다.
이처럼 선배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21살 신예는 부끄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임성재는 “(이러한 예상이) 너무나 부담스럽다. 솔직히 여기 함께한 선수들 중에서 우승이 나왔으면 한다”고 겸손해 한 뒤 “많은 팬들께서 오셔서 한국 선수들을 힘차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자란 제주도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막내다운 애교를 섞어 수줍게 웃어보였다.
서귀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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