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깜빡깜빡 하면 ‘오메가3’ 부족하다는 신호

박정민 기자

입력 2019-10-16 03:00 수정 2019-10-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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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구성하는 주요성분 ‘DHA’… 혈중 수치 높을 수록 치매 위험↓
나이들 수록 꾸준한 섭취 필요… DHA 함량 높은 오메가3 골라야


동아일보DB
“저 친구 이름이 뭐더라?” “내가 휴대전화를 어디에 뒀지?” “갑자기 단어가 생각이 안 나네”

나이가 들면서 사소한 것들도 깜빡깜빡 하는 때가 있다. 쉬운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물건을 둔 자리를 까맣게 잊어버리곤 한다. 심할 땐 현관문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머릿속이 하얀 백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일들은 잦아진다. 30세 이후부터 뇌세포는 감퇴되기 시작하며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과도한 알코올 섭취, 영양 부족 등으로 인해 기억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 삶의 질을 위해서 미리 챙겨야 할 것은 바로 기억력이다.

○영양 공급 안 되면 뇌 기능 저하

뇌는 약 1000억 개의 뇌세포와 무수히 많은 신경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다. 호흡, 맥박, 체온과 같은 생명 현상부터 기억, 감정, 추리, 창조 등 인간의 모든 정신적·육체적 활동을 조정하는 기관이다.

뇌는 몸무게의 2% 정도 차지하지만 에너지 소모량은 하루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 전체의 20%를 사용한다. 같은 무게의 근육과 비교했을 때 혈액과 산소를 10배 정도 더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뇌 활동에 필요한 연료는 모두 혈관을 통해 운반된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뇌는 필요한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활성산소나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독성물질도 뇌세포를 공격해 기억력 감퇴를 촉진한다.

두뇌 건강은 치매와 연결된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현재 711만 명의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는 72만여 명이다. 2024년에는 100만 명, 2041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고통받는 질환이다. 경제적 부담 또한 크다. 치매환자 1인당 돌봄 비용은 약 2093만 원(치매노인실태조사·2011년)에 이른다. 나이가 들수록 치매를 암보다 더 무서운 질환으로 꼽는 이유다.

동아일보DB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기억력 감퇴가 늘어나는 추세다. 스마트폰의 사용과 디지털기기 의존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인간의 뇌를 대신해 기억이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두뇌 활동이 점점 둔화되는 것이다. ‘영츠하이머’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영츠하이머는 ‘젊은(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말 그대로 젊은 나이에 겪는 심각한 건망증을 뜻한다.



○혈중 DHA 수치 높을수록 치매 발병 위험 낮아

기억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물질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고 두뇌활동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 금주·금연, 메모하는 습관, 독서, 충분한 수면 등으로 두뇌 기능의 저하를 예방하는 동시에 두뇌 활동을 돕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뇌 건강 영양성분은 오메가3다. 주로 고등어 참치 연어 같은 생선에 풍부한 영양소로 ‘치매 예방약’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는 걸 막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오메가3를 구성하는 DHA는 두뇌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두뇌의 60%는 지방이고 그 지방의 약 20%를 DHA가 차지한다. DHA는 세포 간 원활한 연결을 도와 신경호르몬 전달을 촉진하고 두뇌작용을 도와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두뇌와 망막의 구성 성분인 DHA를 많이 섭취할수록 읽기와 학습능력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기억력을 주관하는 뇌세포는 30세부터 감퇴되기 시작하므로 나이가 들수록 꾸준한 DHA 섭취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뇌의 DHA 함량은 20세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의대 잘디 탄 박사 연구팀은 미국 학술저널 ‘신경의학(Neurology)’에 “오메가3 지방산인 DHA 수치가 낮은 하위 25%의 사람들은 상위 25% 그룹에 비해 뇌 용량이 작았으며 문제 해결력이나 추론 능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다”고 밝혔다. 뇌의 노화 역시 2년 정도 빠르게 진행됐다. 이는 평균 67세의 1575명을 대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인지기능 테스트, 혈중 오메가3 수치 측정을 진행한 연구 결과였다.

○오메가3는 체내 생성 안 돼 식품으로 섭취해야

프랑스에서 진행된 연구(French PAQUID Study)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생선을 섭취하는 68세 이상 1600명을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35%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Framingham Study)에서는 혈중 DHA 농도가 줄어들면 인지력이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 76세 이상 노인 899명을 9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혈중 DHA 농도의 상위 그룹이 하위 그룹에 비해 치매 위험이 절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메가3가 중요한 이유는 세포막과 신경계를 구성하는 주요 지질 성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뇌는 우리 신체기관 중 지질이 풍부한 조직에 해당한다. 뇌세포는 신체 내의 어떤 세포보다 더 많은 오메가3로 둘러싸여 있다. 뇌의 지방산 구성은 인지력, 신경정신적 발달 등 뇌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다.

오메가3는 두뇌 기능 향상과 더불어 각종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명 ‘착한 지방’이라고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의 한 종류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전 생성을 막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하지만 오메가3는 체내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없어 반드시 식품으로 보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하루에 500∼2000mg의 오메가3(DHA와 EPA의 합)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은 끼니마다 식품을 통해 오메가3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적어도 500mg 이상의 오메가3를 복용해야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두뇌 건강을 위해서는 DHA 함량이 높은 오메가3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DHA와 EPA의 합이 900mg을 충족해야 기억력 개선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두뇌 건강을 위해 오메가3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섭취할 때에는 DHA 함량과 기억력 개선이라는 기능성 문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박정민 기자 atom60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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