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복통-설사-혈변… 혹시 크론병?

홍은심 기자

입력 2019-10-16 03:00 수정 2019-10-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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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알림장 크론병

동아일보DB

크론병은 식도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발생하는 염증성 장 질환이다. 10∼30대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발병하면 염증의 악화와 재발이 반복돼 평생 치료가 필요하다.

국내 크론병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는 약 2만 명으로 추산된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식습관이 서구화됨에 따라 장내미생물에 변화가 생기면서 유전적으로 이에 민감한 환자들의 면역체계가 교란되는 것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젊은 층의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그 시기가 면역 기능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점이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크론병은 주로 복통.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소아 크론병 환자는 성장 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크론병의 특징은 복통, 설사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된다는 데에 있다. 만약 두 달 이상 해당 증상이 지속되면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홍성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 젊은 크론병 환자들에게서 치루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도 특징”이라며 “치루와 같은 항문질환이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복통, 설사, 혈변이 지속되면서 치루까지 있다면 크론병을 필히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체중 감소나 전신적인 미열, 빈혈 등도 동반될 수 있다.

크론병은 우선 증상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크론병 진단 방법은 대장 내시경이다. 국내 크론병 환자 중 75% 이상이 대장과 소장에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대장 내시경을 통해 염증을 발견하면 이후 조직 검사로 크론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소장에만 염증이 발생하는 크론병 환자도 있기 때문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또는 소장 내시경, 캡슐내시경을 통해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대장 내시경이 가장 중요한 진단법이기는 하나 여러 검사를 종합적으로 실시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론병 치료는 일반적으로 내과적 치료를 우선해야 한다. 초기에는 5-아미노살리실산을 비롯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 같은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 TNF-a 억제제, 인터루킨 억제제, 인테그린 억제제 등의 생물학 제제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면역조절제의 유도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반면 활성 크론병에서 증가된 수치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 사이토카인(cytokine·면역단백질)을 억제하는 TNF-a 억제제, 인터루킨 억제제, 인테그린 억제제 등의 생물학 제제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홍 교수는 “발병 초기부터 합병증이 동반되거나 젊은 나이에 발병했거나, 소장 침범 등으로 향후 외과적 수술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생물학 제제를 조기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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