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도전 거셀수록 혁신 더 철저히”

김현수 기자 , 서동일 기자

입력 2019-10-11 03:00 수정 2019-1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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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퀀텀닷DP 양산라인 구축

“어려운 시기이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그 도전이 거셀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차세대 핵심 디스플레이에만 1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2025년까지 13조1000억 원을 투자해 아산시에 세계 최초 ‘퀀텀닷(QD·양자점)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8만1000명에 이르는 간접고용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주축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대형 디스플레이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2004년 일본 소니와 합작사(S-LCD·2011년 합작 해지)를 만들어 LCD에 투자한 이후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는 2017년에 13조5000억 원 투자를 단행한 적이 있다.

삼성이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에 나선 것은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의 추격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QD로 ‘게임의 판도’를 완전히 뒤엎겠다는 이 부회장의 결단이 깔려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20년 이상 세계시장을 이끌어 왔지만 LCD는 중국이 추격하고, 한국이 선도하는 OLED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아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브라운관 TV 1위이던 한국이 1990년대 후반 LCD TV에서도 1위 자리를 지켜낼 당시에 어떤 패널이 시장 표준이 될지 몰랐던 상황”이라며 “앞날을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차세대 기술에 승부수를 던져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삼성은 이 전례를 되풀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2∼10nm(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을 소자로 활용한 첨단 디스플레이다. 퀀텀닷은 빛이나 전기에너지를 공급받으면 입자 크기에 따라 다채로운 색을 내고 순도가 높은 색을 재현할 수 있어 대형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 눈으로 보는 빨강, 초록 등을 실제와 거의 똑같게 표현할 수 있다.

삼성은 2021년부터 아산시 탕정사업장 8세대 LCD라인을 퀀텀닷과 OLED를 결합한 QD-OLED라인으로 전환해 월 3만 장(8.5세대)을 생산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점차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동훈 사장은 “자연색에 가까운 빛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QD’는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성장 비전”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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