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박성현이 떠올린 달콤한 뒤풀이…이번엔 소맥? [김종석의 TNT 타임]

김종석기자

입력 2019-10-10 09:26 수정 2019-10-10 09:2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하이트진로 우승하면 ‘소맥’ 공약
-학창시절 홀인원으로 음료 2000병 받기도
-LPGA투어에선 우유 마셔 눈길


2016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후 고진영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는 박성현. KLPGA 박준석 기자 제공

박성현(26)은 학창 시절 ‘박카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연은 이랬다. 중학교 때 한 골프대회에 나가 홀인원을 한 뒤 부상으로 박카스 2000병을 받았다. 이 시상품을 전교생에게 돌렸더니 학생들 사이에서 닉네임으로 불리게 이 됐다는 것이다.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2007년 제주 오라CC에서 열린 박카스배 전국시도학생골프팀선수권대회 때 일이다. 당시 경북 구미 현일중 2학년이었다고 한다.

박성현이 이번에는 ‘소맥걸’이라는 새 애칭을 얻게 될까. 세계 랭킹 2위 박성현은 10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골프클럽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 출전하면서 소맥(소주+맥주 칵테일)을 언급했다.

2005년 하이트컵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담긴 맥주를 마시고 있는 이선화.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 대회는 우승자가 시상식에서 트로피에 맥주를 부어 마시는 남다른 전통이 있다. 맥주 회사가 국내 단일 기업 최다인 20년째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면서 생긴 특별한 세리머니다. 우승한 선수는 자신의 주량과 상관없이 승리의 기쁨에 원샷도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박성현의 소맥 발언은 대회 명칭에 맥주 뿐 아니라 소주 브랜드로 함께 들어간데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하이트컵으로만 불렸다. 박성현은 “진로 소주가 새로 나오지 않았나. 아직 소주를 마신 선수는 없는 거로 알고 있다. 소주 한 잔 정도는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승 공약을 내걸었다. 맥주에 소주를 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옆에서 박성현의 얘기를 듣던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은 “성현 언니가 소맥을 마시는 건가. 나도 소맥을 좋아해서 소맥을 마시겠다. 트로피 반 잔 정도 마시겠다”고 큰소리치기도 했다. 고진영은 2016년 이 대회에 우승하며 맥주를 가볍게 마신 적이 있다. 그 인연으로 하이트진로와 메인 스폰서 계약에 골인하기도 했다.

박성현의 소속사 세마 스포츠 마케팅 관계자는 “박성현 프로가 평소 술을 선호하지 않는다. 주량도 센 편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후 물 세례를 받고 있는 박성현.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박성현은 ‘음료’와 얽힌 좋은 추억이 많다. 2016년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항아리에 가득 담긴 먹는 샘물 세례를 받았다. 이 대회에서 3라운드 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해 2위 박주영을 무려 9타차로 따돌렸다. 54홀을 도는 동안 보기는 단 1개도 없이 버디만 18개를 낚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박성현이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나서 우유를 들이키고 있다. LPGA 트위터

지난해 박성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나서 시상식에서 우유를 들이켰다. 평소 좋아하는 초콜릿 우유는 아니었지만 흰 우유를 마시는 그의 표정은 달콤하기만 했다. 이 대회 경기 장소는 미국의 유명 자동차 경주인 인디500이 열리는 모터 스피드 웨이 부설 골프장이다. LPGA투어 대회를 유치한 2017년부터 우승자는 인디500 챔피언이 하듯 우유를 마신 뒤 머리에 뿌리게 됐다. 1930년 인디500에서 3차례 우승한 루이스 마이어가 처음 시작했으며, 미국 낙농업계의 후원으로 1956년부터 해마다 실시하게 됐다.

우유를 마시거나 온몸에 뒤집어쓰는 게 전통이지만 박성현은 샤워만큼은 사양했다. 원년 챔피언 렉시 톰프슨은 우유를 온몸에 뒤집어쓰는 우유 샤워를 했다. 올해는 허미정이 그 전통을 따라했다.

박성현은 과연 소맥 파티를 벌일 수 있을까. 일요일인 13일 오후 그 주인공이 누가 될지도 흥미롭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