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호재에도 들썩… ‘임상’ 따라 널뛰는 제약-바이오株

김자현 기자

입력 2019-10-10 03:00 수정 2019-10-10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코스닥 주요 7개종목 주가, 8월말보다 평균 32% 상승
개인 매수 주도… 외국인은 팔아
성과 검증된 기업 골라 신중투자를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과 바이오기업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늘면서 관련 주가가 크게 올랐다. 신약과 관련한 임상실험 결과를 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사업 모델이 단순한 바이오주의 특성상 상용화에 실패할 경우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한 자료를 토대로 투자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 임상 결과에 냉온탕 오가는 투자심리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20위 이내 주요 제약·바이오주 7개 종목의 주가는 8월 말보다 평균 32.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평균 3.99%, 코스닥지수가 4.07%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제약 바이오주는 폭등세를 보인 셈이다. 이들 종목 가운데는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157.99%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신라젠(55.71%), 셀트리온헬스케어(24.86%), 셀트리온제약(22.51%) 등이 뒤를 이었다.

제약·바이오 종목은 임상실험 성공 여부와 외국 기업과의 계약 성사 여부에 주가가 출렁거리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23일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실험 과정에서 일부 환자가 위약과 약물을 혼용했을 가능성이 발견되면서 이틀 연속 하한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달 7일 회사 측에서 별도 임상실험을 통해 유효성을 검증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다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올 6월 부진한 임상 결과 때문에 주가에 타격을 입은 에이치엘비도 지난달 29일 위암 3, 4차 치료에 쓰이는 신약에 대한 글로벌 임상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라젠도 8월 초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로부터 신약 임상 중단 권고를 받으며 주가가 폭락했지만 이달 4일 자산운용사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가 신라젠 지분을 늘렸다는 소식에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 개인은 사고 외국인은 팔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바이오주에 대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의 상승세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이끌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인 헬릭스미스는 개인 순매수액이 약 1205억 원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같은 기간 이 주식 약 928억 원, 26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신라젠(364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158억 원), 셀트리온제약(195억 원), 메디톡스(167억 원) 등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매수도 이어갔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셀트리온헬스케어(558억 원), 메디톡스(395억 원) 등 대부분 종목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투자 추세가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고할 필요는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짧은 기간 동안 요동치고 있는 만큼 분위기만 보고 무분별한 추종매수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신약 개발을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한 바이오 업체 가운데는 아직 이렇다 할 영업실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은 1만분의 1 정도로 낮다”며 “이미 상당수의 리스크가 노출된 현시점에서는 해외 기술수출 등을 통해 성과가 검증된 기업을 가려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