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화학, GM과 손잡고 美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세운다

서동일 기자 , 허동준 기자

입력 2019-10-09 03:00 수정 2019-10-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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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절반씩 출자… 합작법인 설립, 오하이오주 차 조립공장 폐쇄하고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 구축 계획… 재료구매부터 차량 탑재까지 협력
수익도 절반씩 나눠 갖기로 합의… LG, 中이어 글로벌시장 공략 가속


LG화학이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양사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GM 전기차 전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합작법인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합작법인 설립 관련 세부 내용에 대한 합의를 마치고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LG화학과 GM은 배터리 원재료 구매부터 배터리 셀 생산, GM 전기차 탑재까지 전 과정에서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LG화학, GM이 50 대 50으로 지분을 출자해 설립하고, 수익 역시 절반씩 나눠 갖기로 했다.


○ “10여 년간 쌓은 신뢰관계가 바탕”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원하는 GM 측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측은 그동안 배터리 핵심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합작법인 설립에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맞춰 생산라인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데다 합작법인을 설립하면 대규모 투자 부담 및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GM이 LG화학에 손을 내민 것은 2009년부터 쌓아온 돈독한 신뢰관계도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GM 전기차 ‘볼트’의 배터리 납품 수주전에서 LG화학이 미국 배터리 업체를 제치고 최종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GM은 배터리 셀 관련 전문성과 투자 여력이 낮아 외부 배터리 업체와 합작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GM의 최대 배터리 공급사로서 오랜 신뢰관계를 이어온 LG화학이 가장 확실한 후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현재 파업 중인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협상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자동차 조립공장을 폐쇄하는 대신 LG화학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이 공장에 이전 인력들을 흡수시킬 것으로 보인다.


○ “세계 자동차 배터리 시장 영향력 높일 기회”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LG화학은 투자비를 절약하면서도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LG화학은 2020년 말까지 글로벌 생산 능력을 100GWh까지 확장할 계획인데,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160만 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치다.

LG화학은 올해 초에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양사가 각각 1034억 원을 출자해 2021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 규모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포드, 볼보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며 한국과 중국, 폴란드를 비롯해 미국 미시간주에 생산 거점을 둔 상태다. 그럼에도 LG화학은 꾸준히 배터리 생산라인 확장을 고려해 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연료전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며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610만 대에서 2025년 220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동일 dong@donga.com·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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