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립스틱 바르고, 팬티에 넣고 한 유튜버 만나보니'

노트펫

입력 2019-10-08 12:06 수정 2019-10-0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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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가 전한 고양이 학대 추정 유튜버 면담기

[노트펫] 몸이 온전하지 못해 고양이에게 립스틱을 바르고, 팬티에 넣고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학대 의심을 받았던 주인을 동물단체 관계자들이 만났다. 주인은 학대할 의사는 없었지만 고양이를 어떻게 돌봐야 할 지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제로 떼어놀 수는 없어 동물단체 역시 난감한 지경이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7일 SNS에 "동물을 장난감 취급하며 고의적으로 도발하는 유튜버에 대한 대응"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지난달 27일 카라에서 해당 동영상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서 제보 등을 받아 지난 2일 유튜버를 직접 만나고 온 후기를 올렸다.

유튜버는 지난 8월 여러 개의 영상을 올렸는데 몸이 불편한 고양이에게 립스틱을 바르고 고양이의 성기를 확대 촬영하거나 자신의 속옷 속에 넣고 장난감 취급했다. 이 영상이 알려지면서 학대가 틀림없다는 공분이 일었다.

카라에 따르면 우선 고양이는 보행이나 움직임에 문제가 없었고, 처음 립스틱 동영상을 올렸을 당시보다 살도 찌고 털 상태도 깨끗했다. 집에는 고양이를 위한 사료와 간식, 패드가 다량 준비돼 있었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정작 필요한 모래나 화장실, 캣타워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이 유튜버는 동물에 대한 이해와 지식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특별한 폭력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람은 동물에 대한 부적절한 조롱과 습성을 고려하지 않는 비상식적 접촉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이 사람은 고양이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였다. 고양이를 데려가겠다는 카라의 말에 "나에게서 사랑하는 고양이를 분리하지 말라"며 요지부동이었고, 고양이의 병원진료와 화장실 마련 등 고양이가 반려묘로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는 설명이다.

카라는 "대화를 통해 우선 다음에 다시 만날 때까지 고양이를 더 좋은 곳으로 보낼 수 있도록 마음을 정리해보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사람의 부친 역시 "아픈 고양이를 데려와 건강하게 보살펴왔는데 크게 문제되는 것이 무엇이냐? 우리가 잘 키울테니 걱정 말고 그만 가라"고 했다고 카라는 덧붙였다.

카라는 "이 사람은 학대와 폭력 그리고 돌봄과 애착의 극히 애매한 경계선에서 방황하고 있다"며 "(폭력성은 관찰되지 않았지만) 카라는 고양이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람이 고양이를 계속 키우기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카라 역시 당장에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카라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고양이의 소유권을 포기시키고, 본인의 태도를 돌아볼 수 있게 하여 대상만 바꾸어 동일한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며 "법적으로 단칼에 해결할 수 없는 일, 그러나 이대로는 결코 놔 둘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많은 품을 들여서라도 개입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카라는 "진심어린 설득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본인의 환상과 집착만 고집한다면 지역 동물보호감시원의 개입이나 주변인들에 대한 설득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으로 대응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자신의 일방적인 집착을 깨닫고 고양이를 카라에 넘겨주어 반려묘로 잘 살아갈 수 있게 마음을 돌려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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