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김포·연천 돼지 11만마리 수매·살처분…“국비지원 고민중”

뉴시스

입력 2019-10-08 11:22 수정 2019-10-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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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만5546마리 살처분 완료…"비용부담서 중앙정부 역할 고민"
돼지고기 소매가격 소폭올라…"공급 원활해졌지만 소비위축 지속"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지 3주가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이후 추가적인 의심 신고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ASF 발생 농가가 집중된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연천군 농장에선 돼지의 수매·살처분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 세 지역에서 수매 또는 살처분 방식으로 추가로 처분될 돼지는 총 11만마리에 달한다.

ASF에 대응한 돼지 살처분은 모두 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건의를 받아 중앙 정부 차원에서 결정했지만, 마릿수가 늘어나면서 지자체의 비용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방역 당국은 국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며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내 전체 잔여 돼지와 연천군 발생 농장 반경 10㎞ 이내 잔여 돼지에 대한 ‘선(先) 수매, 후(後) 살처분’ 조치가 진행 중이다.

농가가 희망하는 만큼 수매한 후 남은 돼지는 모두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는 방식이다. 수매 대상은 생체중 90㎏ 이상의 비육돈(5개월 이상 사육해 식용으로 출하 가능한 돼지)이다. 수매 단가는 ASF가 발생하기 전 5일간 도매시장에서의 평균 가격을 적용한다. 수매는 신청 농가별로 순차 진행되며 수매가 완료된 농가에선 즉시 살처분이 진행된다.

전체 수매·살처분 대상은 92개 농가 11만여마리 돼지다.

지난 7일까지 58개 농가가 수매를 희망해 왔다. 김포에선 대상 농가의 100%가, 파주에선 82%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수매 현황을 보면 파주에서 12개 농장, 김포에서 6개 농장 등 돼지 총 6341마리에 대한 수매가 진행됐다. 살처분은 파주에서 4개, 김포에서 2개 농장에서 1548마리에 대해 완료됐다.
연천에선 22개 농장 3만4000여두를 대상으로 수매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 ASF가 확진된 13개 농장을 기준으로 반경 3㎞ 범위 내 위치한 살처분 돼지 마릿수는 89개 농장 14만5546마리다. 농식품부는 이날까지 모든 살처분 작업을 완료했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살처분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자체에서 100% 부담하는 데 따른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여당에선 살처분 비용에 국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관계부처와 검토해보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국고 지원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자체에서 비용을 전부 부담해 온 것은 가축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에서도 방역 부문에서 역할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였다”며 “그간 지자체에서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국비 지원을 요청해 왔고, 중앙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오 국장은 “살처분은 긴급행동지침(SOP)상 발생지 반경 500m까지가 의무이고, 이를 넘어갈 땐 지역에서 중앙 정부에 건의해 오거나 중앙 정부 자체적으로 가축방역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한다”며 “ASF 대응을 위해선 대부분이 지자체에서 건의를 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ASF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에 대해 오 국장은 “일반적으로 가축 전염병 바이러스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고 하지만, ASF의 경우 기온에 크게 영향받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와 별개로 동절기에 대비해선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운영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7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3308원으로 전일 대비 5.7%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15.4% 하락한 수준이다. 도매가격과 달리 소매가격(냉장 삼겹살)은 전일 대비 0.2% 소폭 오른 ㎏당 2만1560원을 기록했다. 1년 전 대비해서도 6.5% 올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달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내렸던 탓에 물량이 줄고 소비자 가격이 올라 소비 위축이 나타났다”며 “이동중지명령이 지난 6일을 기점으로 해제된 상태라 도축과 경매가 재개되면서 공급이 원활해졌지만, 소비 위축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계절적으로도 돼지고기는 여름철에 가격이 높았다가 9~11월이 되면서 내려가는 곡선 형태를 나타내기도 한다”며 “생산자 단체나 농협, 대형 마트 등과 소비 촉진 행사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ASF는 파주시 연다산동(9월17일 확진)과 경기 연천군 백학면(18일 확진), 경기 김포시 통진읍(23일 확진), 파주시 적성면(24일 확진), 인천 강화군 송해면(24일 확진), 강화군 불은면(25일 확진), 강화군 삼산면(26일 확진), 강화군 강화읍(26일 확진), 강화군 하점면(27일 확진), 파주시 파평면(10월2일 확진), 파주시 적성면(2일 확진), 파주시 문산읍(2일 확진), 김포시 통진읍(3일 확진) 등 13곳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경기 북부권을 중심으로 차량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으며 집중 소독을 벌이고 있다. 발생 농장을 기준으로 역학(질병의 원인에 관한 연구) 관련이 있거나 방역대 내에 놓인 농가 599호에 대해 정밀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671호 대상 전화 예찰을 통해서도 1573호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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