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흑자 5년7개월만에 최저…반도체 단가 절반 ‘뚝’

뉴스1

입력 2019-10-08 08:01 수정 2019-10-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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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을 찾은 관람객이 반도체 관련 전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News1

우리나라 수출 주력 상품인 반도체 단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절반 이상 깎이며 8월 상품수지 흑자가 5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반도체 단가 하락에 9개월 연속된 수출 감소가 상품수지를 끌어내렸다. 경상수지 핵심 축인 상품수지가 둔화하며 경상수지 흑자도 적자를 봤던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서비스수지가 개선되고 해외에서 얻은 배당소득수입이 늘며 경상수지가 상품수지만큼 꼬꾸라지진 않았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6억6000만달러) 이후 4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지만 흑자폭은 가장 낮았다.

경상수지를 이끄는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는 47억7000만달러로 지난 2014년 1월(36억7000만달러) 이후 5년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8월(109억2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흑자폭이 61억5000만달러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 흑자폭 축소 절반은 반도체 단가 하락의 영향”이라며 “이 사이클이 지나가야 상품수지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D램 DDR4 8기가바이트 기준) 단가는 올해 8월 3.5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7.7달러보다 54.5%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해 8월과 비교해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만 수출액이 통관 기준 36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다만 물량은 기조적으로 늘고 있다. 반도체 물량 증가율은 올해 6월 전년동월대비 16.6%, 7월 22.8%, 8월 16.5%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새 수요처가 있어 물량은 느는데 재고 등의 영향으로 단가가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 단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 우리나라 수출액이 반도체 가격 때문에 더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단가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라기 보다 자체 사이클”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은 451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15.6% 감소했다. 감소폭은 올해 6월(15.9%) 이후 가장 컸다. 글로벌 제조업과 교역량 위축, 반도체와 석유류 단가 하락, 대(對) 중국 수출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통관 기준 중국 수출은 113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21.4% 감소했다. 유가의 도입단가는 배럴당 65.2달러로 1년 전 75.4달러에 비해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의 도입단가 하락으로 석유제품 수출이 통관 기준 6억5000만달러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403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5.1% 줄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입 감소는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본재 감소세 둔화와 소비재 증가로 감소폭은 제한됐다. 올해 들어 수출과 수입은 4월을 제외하고 매월 동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상품수지 흑자폭(전년동월대비 61억5000만달러)에 비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32억8000억달러 줄어든 데 그친 것은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8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억4000만달러 줄었다. 일본 출국자가 지난해 8월 59만명에서 올해 8월 31만명으로 48.0% 줄어든 영향이다. 중국인 입국자가 57만8000명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중국이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한 2017년 3월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인 입국자는 33만명으로 전년동월(31만5000명)보다 4.6% 늘었다. 증가율 자체는 늘었지만 지난해 8월(38.9%)보다 큰 폭으로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일본 내 불매운동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5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2억4000만달러 확대됐다.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은 영향이다. 배당소득수입은 32억3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고, 배당소득과 이자를 합한 투자소득수입은 44억6000만달러로 역대 3위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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