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하남만 전셋값 급등…청약 대기수요도 양극화

뉴시스

입력 2019-10-06 07:27 수정 2019-10-0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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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품귀 심화로 과천 0.91%↑ 하남 0.53%↑
경기 부천·남양주·고양시, 인천 계양 등과 차별화
"전세 갱신 세입자 늘고, 신규 이주수요 증가 영향"
준강남권 거주선호도 확인…3기 신도시 반쪽 성공 우려



가을 이사철을 맞은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일부 국지적인 전셋값 급등세가 나타나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3기 신도시 후보지 중 과천시, 하남시 등은 서울보다 높은 집값 탓에 전세 선호 현상이 커진 데다, 앞으로 나올 공공택지 분양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까지 몰리며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다른 후보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덜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오는 2022년 공급이 본격화되는 3기 신도시도 같은 전철을 밟으며 ‘반쪽 성공’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6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과천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동안 0.91% 상승해, 같은 기간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시·군·구에 이름을 올렸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주간 기준 역대 10번째로 높은 상승률로서, 지난해 10월 다섯째 주(1.00%) 이후 최근 11개월 새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하남시도 한 주 동안 0.53% 올라, 과천과 대구 달성구(0.55%)에 이어 같은 기간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국지적인 전셋값 불안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전반에도 영향을 미쳐 약 2년10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 기간 0.08% 올라, 지난 2016년 11월 첫째 주(0.08%) 이후 151주(약 2년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이들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급하게 오르는 배경은 전세 선호 현상이 심화하며 전세매물이 희귀해진 데 있다.

지역 내 집값은 서울에 견주거나 그 이상이다. 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9월 현재 과천 아파트값 평균은 11억5269만원으로, 이미 10억원을 돌파한 지 오래다. 하남시는 5억5357만원으로, 서울 은평구(5억3434만원) 등 강북 일부 지역과 유사하며 금천구(4억413만원)를 훌쩍 뛰어 넘었다.

사실상 집을 사고 싶어도 대출 규제가 막힌 상황에서 집값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보니 거주자들은 전세로 쏠리고 있다.

특히 과천은 대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른바 청약 대기수요 탓이다.

3기 신도시에 앞서 이곳에 분양을 앞둔 지식정보타운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수억 원 이상 저렴해 ‘로또 청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산정과 관련해 정부, 시행사, 시공사,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의견이 달라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에 청약에 관심이 없던 수요자들도 ‘아직 늦지 않았다’며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해 뒤늦게 이주 행렬에 참여한 상태다.

반면 과천시 인구 대비 주택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전세난을 가중 시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과천시 주택보급률은 2017년 81.8%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기 서울이 96.3%, 수도권이 98.3%인 점을 감안하면 주거난이 심화하고 있다. 앞으로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이 본격 추진되면 이 같은 청약 대기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고 국지적 전셋값 불안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하남시의 경우도 3기 신도시 공급을 앞두고 나온 청약대기 수요로 전세 수급이 달리고 있는 데다, 내년 하반기 5호선과 연장 개통 예정인 하남선 복선전철 사업으로 정주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에 이주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3기 신도시 예정 지역 모두가 청약 대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경기 부천시(0.11%), 남양주(보합), 고양시(-0.04%), 인천 계양구(0.05%) 등은 이들 지역과 큰 온도 차가 나고 있다. 이는 사실상 3기 신도시의 서울 주택 수요 흡수 가능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3기 신도시는 앞서 개발된 신도시 중 위례, 판교를 제외하면 역대 가장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 들어서는 대규모 택지다. 앞서 개발이 진행된 1, 2기 신도시는 모두 서울과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 대체 주거지로 기능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3기 신도시를 설계할 때 1, 2기 신도시보다 서울 인접성이 높은 곳을 후보지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감정원이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7년간(2011~2017년) 서울 접경지역에 공급된 연평균 5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접경지 주택 공급은 서울 집값 안정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역별로 청약 대기 수요가 양극화 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2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현재 해법으로 기대하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신개념의 교통 개발만으로 근본적인 해법이 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30만 호의 주택이 공급되지만, 이 중 26만 가구는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서울 지역은 그린벨트 해제나 용적률 상향 등을 제외하면 주택 공급에 한계가 있는 시장인 데다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지역에 따라 공급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어 도심 주택 공급 등 적극적인 보완책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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