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승객 쏟아져 9호선 환승역 초만원… “오늘 무슨 일 있나”

서형석 기자

입력 2019-10-01 03:00 수정 2019-10-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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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도시철도 개통후 첫 출근길… 서울 ‘9호선 지옥철’ 다시 불거져

“오늘 무슨 일 있나요? 평소보다 기다리는 줄이 2배로 늘었어요.”

30일 오전 8시 반. 서울 강서구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중앙보훈병원역 방면 급행열차를 기다리던 주혜숙 씨(61·여)가 기자에게 물었다. 9호선과 공항철도가 절반씩 나눠 쓰는 김포공항역 지하 3층 승강장엔 9호선을 타려는 승객들의 줄이 공항철도 구역까지 넘어와 있었다. 긴 줄엔 30명 정도, 짧은 줄엔 20명가량의 승객이 서 있었다. 승강장으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로 끊임없이 사람들이 몰렸다. 김포공항역에 빈 차로 들어온 6량짜리 급행열차는 문이 열리고 약 30초 만에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타지 못해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승객들도 많았다.

지난달 28일 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 개통으로 지하철 9호선의 혼잡도 문제가 다시 지적되고 있다. 안 그래도 출퇴근 시간대에 ‘탑승 전쟁’을 치러야 하는 9호선에 김포골드라인 환승객까지 더해지면서 혼잡도가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30일 오전 8시.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엔 3분마다 열차가 들어왔다. 도착한 열차에서는 문이 열릴 때마다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2량으로 운행하는 김포골드라인 열차 정원은 172명이다. 입석까지 포함하면 최대 300명까지 태우고 달린다. 평일 출근 시간대 배차 간격이 3분인 것을 감안하면 종착역인 김포공항역까지 1시간에 최대 6000명을 실어 나른다. 김포시에 따르면 개통 첫날인 지난달 28일 김포골드라인 전체 승객은 5만2513명이었다. 토요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평일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김포시에서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 직장으로 출근하는 이경희 씨(37·여)는 “그동안 2시간 가까이 걸리던 버스를 타고 출근했는데 골드라인 개통으로 출근시간이 1시간 정도로 줄었다”며 “사람이 많아 복잡하기는 해도 출근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어 앞으로도 골드라인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기본요금이 지난달 28일부터 2400원에서 2800원으로 오른 것도 지하철 이용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포시청 인근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송모 씨(42)는 “환승 불편이 있어도 철도가 시간과 요금을 모두 절약할 수 있어 앞으로 골드라인과 9호선을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포골드라인 개통으로 9호선의 혼잡도는 더 심해졌다. 서울시가 30일 오전 7∼9시 측정한 9호선 김포공항역 혼잡도는 같은 월요일인 지난달 23일에 비해 10% 더 높아졌다. 이 시간대 김포골드라인 승객 3000여 명이 9호선으로 갈아탄 것으로 집계됐다. 9호선 급행열차가 서는 염창역 혼잡도는 2%가량 올랐다. 당분간 서울시는 김포골드라인 개통에 따른 9호선 승객 변화량을 측정할 계획이다.

현재 45만 명인 김포시 인구는 한강신도시 개발이 마무리되는 2020년대 초반 6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21년에는 서해선(고양시 대곡역∼부천시 소사역)이 김포공항역에 환승 노선으로 추가될 계획이어서 9호선의 혼잡도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수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9호선 혼잡도 문제는 우선 열차를 추가 투입해 운행 횟수를 늘려 해결해야 한다”며 “수도권 신도시 인구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서울 진입 교통망 확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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