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찬바람 속… 삼성 5G 장비, 日 통신시장 뚫었다

김현수 기자

입력 2019-10-01 03:00 수정 2019-10-0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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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위 통신업체에 2조 원대 공급… 올림픽 앞둔 日 30조 시장 부상
“이재용 주력사업 성과 내기 시작”



삼성전자가 일본 주요 통신사에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하며 30조 원 규모의 일본 5G 장비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공들여 온 5G 장비 시장 공략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냉각된 한일관계 속에서도 기업 간 협력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 2위 통신사인 KDDI에 2024년까지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기로 하고 최근 납품을 시작했다. 수주 금액은 20억 달러(약 2조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DDI는 에릭슨, 노키아도 5G 기지국 공급사로 정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본 통신사들은 내년 도쿄 올림픽 전에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며 “호주, 유럽 등 글로벌 5G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라쿠텐모바일 등 4개 통신사는 내년부터 5G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향후 5년간 5G 인프라 확충에 총 3조 엔(약 33조33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은 막이 오른 일본의 5G 장비 수주전에 지난해부터 공을 들여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5월 NTT도코모와 KDDI 경영진을 만난 데 이어 올해 5월에도 일본을 방문해 양대 통신사 경영진과 5G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이 ‘2020년 세계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삼성은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 바이오, 전장부품과 더불어 5G 통신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제시하고 3년간 25조 원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경영에 복귀하고 6개월 동안 해외 현장을 다닌 뒤 직접 제시한 미래 비전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이후 올해 3월까지 글로벌 5G 장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KDDI 수주는 이 부회장이 제시한 ‘미래 먹거리 발굴 비전’에 따라 회사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최근 한일 갈등 속에서도 기업 간 협력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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