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치면 태블릿 수준… 3개 앱 동시사용 가능

허동준 기자

입력 2019-10-01 03:00 수정 2019-10-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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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세계 첫 폴더블폰 ‘갤 폴드’ 써보니



길에서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도 당황하지 않는다. 안 친한 사람이 휴대전화를 갑자기 뺏어 들어도 놀라지 않는다. 그들이 곧장 휴대전화를 돌려주지 않고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나흘간 써보며 느낀 ‘폴더블폰 오너에게 필요한 자세’다. 사용 소감은 한마디로 ‘폼이 난다’였다. ‘폼팩터(제품 형태)’ 혁신을 이뤄낸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은 언제 어디서나 주변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접은 상태에서 가로 62.8mm 크기인 폴드는 한 손에 쏙 들어왔다. 일반 갤럭시 시리즈보다 더 좁은 폭이었다. 측면 지문 인식 기능이 있어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쥔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잠금 해제가 가능했다. 지문인식 실패는 거의 없었다. 사람이 많거나 스마트폰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경우 사용성과 편리성이 뛰어났다. 작은 화면에서 동영상이나 웹툰을 감상해도 무리가 없었다.

그래도 역시 화면은 커야 제맛. 화면을 펼치면 7.3인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열리며 시야가 확 트였다.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가 7.9인치이니 태블릿PC 수준이라고 할 만했다. ‘앱 연속성 기능’이 있어 접은 상태에서 사용하고 있던 애플리케이션(앱)을 그대로 대화면으로 옮겨 올 수 있었다.

동영상 시청부터 인터넷 검색, 카메라 촬영 등을 대화면으로 실행해보면 왜 스마트폰 시장에도 ‘거거익선(巨巨益善·크면 클수록 좋다)’이란 말이 나왔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유튜브 동영상이나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생동감이 넘쳤다. 후면에 탑재된 트리플 카메라, 제품을 펼쳤을 때 앞면의 듀얼 카메라, 접었을 때의 커버 카메라 등으로 다양하게 촬영한 사진들을 큰 화면으로 펼쳐 볼 때 몰입감이 남달랐다.

내부 화면에서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액티브 윈도’ 기능도 돋보였다.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열 수 있어 영상을 보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는 동시에 메시지 전송이 가능했다. 3개 앱을 실행하면 왼쪽 화면에 하나의 앱이, 오른쪽 화면 상하로 2개의 앱이 뜬다. 손가락으로 드래그하면 편리하게 위치를 변경하거나 열고 닫을 수 있었다.

7nm(나노미터) 앱 프로세서 및 12GB 램을 탑재해 여러 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해도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었다. 4235mAh(시간당 밀리암페어) 용량의 배터리는 하루 종일 사용해도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폴드가 접히는 부분의 ‘주름’은 감출 수 없었다. 화면을 시선 정면에 두고 사용할 때는 크게 거슬리지 않지만, 화면이 꺼져 있거나 시선을 조금 틀면 주름이 보였다. 화면을 펼친 상태에서 패턴으로 잠금 해제를 하다 보니 손가락으로도 주름의 움푹한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276g의 다소 무거운 무게와 접었을 때 15.7∼17.1mm인 두께, 그리고 230만 원대의 스마트폰이 방수와 방진이 안 되는 점도 1세대 폴드의 아쉬운 점이다.

다만 ‘스크린 결함’ 논란이 있었던 △디스플레이 화면보호막 제거 시 화면 작동 멈춤 △디스플레이를 반으로 접는 ‘힌지(경첩)’ 부분의 외부 충격 취약 등의 문제는 느끼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위에 붙어 있는 화면보호막을 베젤(디스플레이 테두리) 아래로 넣어 사용자들이 떼어낼 수 없도록 했다. 외부 충격에 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힌지 상·하단에는 보호캡을 씌워 내구성을 높였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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