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찾기’ 기로에 선 빗썸의 운명…불발이냐 반전이냐

뉴스1

입력 2019-09-30 17:28 수정 2019-09-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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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래사이트 빗썸의 시세 전광판. © News1

업비트와 함께 국내 암호화폐(코인) 거래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빗썸의 ‘새주인 찾기’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빗썸 인수계약을 체결한 BK컨소시엄이 약속했던 인수대금(약 4000억원) 중 1000억원만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을 모두 납입하지 않은 탓이다.

매각대금 납입 시한인 30일 현재까지도 입금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새주인 찾기가 미궁속에 빠졌다. 빗썸의 지분 구조가 복잡해 매각 불발 여부에 따라 대규모 소송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스타의사’ 김병건의 블록체인 꿈 무산?…잔여 인수금 3000억 입금 안해

지난해 10월 빗썸 인수계약을 체결한 BK컨소시엄은 이날 오전까지 빗썸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지난해 유명 성형외과 ‘BK성형외과’의 김병건 회장을 주축으로한 BK컨소시엄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김 회장 및 김 회장이 모은 투자사가 빗썸의 지주사인 ‘비티씨홀딩컴퍼니’를 비롯 주요 주주들의 빗썸 지분 50%+1주를 400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이었다. 김 회장은 빗썸을 통해 의료 블록체인 사업을 펼쳐나가는 동시에, 해외 코인시장 진출을 꿈꿨다.

그러나 BK컨소시엄은 올해 초 약 1000억원만 납부하고 빗썸의 해외 거래사이트인 ‘빗썸 글로벌’의 운영권만 확보했다. 그리고 본계약 체결 후 무려 1년간 나머지 3000억원의 대금 지불은 차일피일 미뤘다. 지난 4월에는 “9월까지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겠다”고 공시했지만 9월 마지막날까지도 대금 납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그간 BK컨소시엄은 자체 암호화폐(BXA)를 200억개를 발행하는 한편, 일본 기관투자사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았다고 발표하며 자금 사정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줄곧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해외투자시장에서 BK컨소시엄 빗썸을 인수할 자금이 부족하다는 풍문이 돌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BK컨소시엄은 지난 7월 자동차 내장제조사 두올산업에 지분을 팔아 2400억원 투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종 딜이 무산된 상황이다.

◇국내 코스닥 상장사·중국계 자본 입질…복잡한 지분구조가 원인

국내 금융 투자업계(IB)에선 BK컨소시엄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소송전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빗썸의 지분구조가 복잡해 직간접적으로 이번 딜에 관계된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빗썸은 지주사인 비티씨홀딩컴퍼니가 빗썸 지분의 75.9%,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와 옴니텔이 각각 10.5%, 8.4%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 빗썸 주인의 향방에 따라 수차례 주가 급등락을 겪어왔다. 특히 최대주주인 비티씨홀딩컴퍼니의 경우 빗썸의 초기창업자들이 여전히 다수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다, 구체적인 지분구조가 공개되지 않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상태다.

이와 별개로 빗썸의 매수가치는 여전하다. 여전히 월간 100만명의 코인 투자자가 빗썸을 이용하고 있는데다, 빗썸이 3000억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탓이다.

아울러 빗썸이 코스피 상장사 ‘비티원’의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어 우회상장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 또한 전년동기대비 17.5% 늘어난 3900억원으로 매출 성장세도 여전하다.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2600억원에 달해 현금창출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실제 업계에선 국내의 한 교육업체 코너스톤네트웍스와 중국계 자본 등을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꼽고 있다. 이들과 BK컨소시엄이 손을 잡고 비티씨홀딩컴퍼니와 극적타협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빗썸 내부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인 업비트와 달리 지분 구조가 복잡해 불안정한 경영상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빗썸이 지닌 인지도와 국내시장 점유율 등을 미뤄봤을때 인수 희망업체는 계속 등장할 것”이라며 “BK컨소시엄이 약속한 딜을 먼저 깼기 때문에 비티씨홀딩컴퍼니를 비롯한 주주사들이 내달 1일 중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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