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닷’ 발광 21배 증가 새 소재 개발

동아일보

입력 2019-09-30 16:15 수정 2019-09-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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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공중합 고분자 및 퀀텀닷으로 이뤄진 나노 복합소재. KAIST 제공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히는 양자점(퀀텀닷)의 밝기를 기존보다 21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효율 좋고 내구성 높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정연식·전덕영 교수와 전기및전자공학부 장민석 교수, 김건영·김신호·최진영 연구원팀은 퀀텀닷에 스펀지나 팝콘처럼 내부에 구멍이 가득 나 있는 고분자 물질을 융합시킨 새로운 발광 소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퀀텀닷은 크기가 수 nm(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m)인 반도체 입자다. 빛을 받으면 에너지의 형태로 흡수하고, 특정 조건에서 다시 빛을 발하는 특성이 있어 디스플레이나 광센서, 태양광패널 등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빛을 내는 특성과 전기적 특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이런 장점을 활용해 일부 발광다이오드(LE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텔레비전에 응용한 퀀텀닷 LED, 퀀텀닷 OLED 텔레비전이 출시돼 있다. 보통은 필름 형태로 만든 퀀텀닷 소재를 이용하는데, 퀀텀닷 필름은 빛을 흡수하는 성능이 떨어지고 주변 퀀텀닷과의 상호작용으로 빛이 소자 내부에 갇혀 잘 방출되지 않아 효율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분자 재료를 이용해 스펀지처럼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가득한 다공성 구조를 새롭게 만들었다. 옥수수를 가열하면 내부 수분이 수증기로 팽창해 빠져나가면서 속에 구멍이 가득한 팝콘 구조가 형성되는데, 비슷한 원리를 만들었다.

연구팀이 이 구조에 퀀텀닷을 결합하자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성능이 각각 4~5배씩 증가함을 확인했다. 정연식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다공성 구조 덕분에 빛이 흩어지는 ‘산란’이 늘어 빛과 퀀텀닷이 접촉이 많아져 흡수가 높아졌다”며 “반면 내부에서 빛이 빠져나가기는 더 쉬워져 빛 방출 효율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퀀텀닷이 일정한 간격으로 고르게 배열되면서 상호 간섭도 줄어든 것도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그 결과 발광 특성이 순수 퀀텀닷 필름에 비해 21배 증가하고 내구성은 45%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기존 LED에도 적용했는데, 이 역시 7배의 성능 향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해 국내에서 특허등록를 마치고, 미국 등 해외 특허도 신청해 심사 중이다.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스’ 9월 3일자에 발표됐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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