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통위원장, 지상파에 ‘공공성 강화’ 주문

뉴시스

입력 2019-09-27 14:07 수정 2019-09-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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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취임 후 첫 방송사업자와 정책현안 논의
"재정난과 영향력 감소로 미디어 공공성 약화 우려"
"비대칭 규제 개선, 효율적 정책 거버넌스 구축 노력"
박정훈 SBS 사장 "글로벌 OTT 상륙, 구한말 상황과 유사"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지상파 방송 3사에 경영 혁신과 저널리즘 기능 복원을 통한 공적 가치와 신뢰 회복을 주문했다.

지상파 사장단은 “구한 말 외세가 한국을 침탈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우려하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국내 상륙 가속화에 따른 규제 형평성을 제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박정훈 SBS 사장,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양윤석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 등과 정책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지상파 방송 사업자와 회동은 방통위원장 취임 후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공공미디어의 핵심축이자 업계의 맏형인 지상파 방송이 경쟁 심화로 재정적 위기와 사회적 영향력 하락에 직면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다수 국민들은 지상파의 위기가 미디어 전반의 공공성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정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며, 향후 방송사와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치열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디어 환경 급변에도 지상파 본연의 가치는 진실은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라며 “미디어 비평 등 저널리즘 기능의 복원은 공정성 수호를 위한 지상파의 가치와 국민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방송 3사가 지상파 위주의 플랫폼에서 탈피해 한국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를 설립한 데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며,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우수콘텐츠가 해외 등에 폭넓게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위원장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해 공적가치 복원과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방송사는 과감한 경영혁신을 포함한 자구 노력과 체질 개선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며 “정부도 지상파 방송사가 공적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과거 지상파 우위 상황에서 매체 균형 발전을 위해 도입된 광고·편성 등 비대칭 규제를 재검토해 개선하고,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유연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11월부터 시행되는 외주제작 가이드라인의 엄정한 이행과 방송현장에서 주52시간 안착 등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방송 3사 사장단은 경영 효율화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매체 간 비대칭 규제를 개선하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국내 진출 가속화에 따른 공정한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해 분산돼 있는 방송·통신 정책기능의 통합과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SBS 사장은 “올해 말이 되면 디즈니 플러스가 오고, 아마존, 애플TV 등 강력한 자본을 가진 글로벌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한 말에 외세가 한국을 침탈했던 상황과 유사하다”며 “규제 수준이 글로벌 매체들과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면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상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차원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넷플릭스를 포함해 OTT가 몰려오는데 국제적인 기준에서 형평성이 중요하다. 방통위와 함께 지상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승호 MBC 사장 역시 “공적 미디어로서 지상파의 책임이 중요하고, 첫 번째 책무로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책무를 이행하기 어려운 정도의 상황을 지나 생존이 가능한 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의 상황까지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글로벌 OTT가 국내 시장으로 들어와서 함께 경쟁을 하는 상황이 됐을 때 ’웨이브‘를 만들어 열심히 대응하고 있지만 규제의 갑옷이 벗겨지지 않으면 파도 속에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며 “방통위와 한 방향으로 노력해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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