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노조, 파업 찬반 투표 ‘가결’…실제 파업 가나

뉴스1

입력 2019-09-26 07:42 수정 2019-09-2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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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 로비. 뉴스1

LG화학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하면서 실제 파업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조정 절차를 시작한 노사는 추가 협상도 진행할 예정이지만, 아직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우려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LG화학 여수·나주 사업장 노조는 노동쟁의 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적인원 2295명 중 1765명(76.91%)이 찬성해 쟁의 행위가 가결됐다. 이번 투표에는 조합원의 91.42%에 해당하는 2098명이 참여했다.

실제로 파업할 경우 여수·나주 석유화학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조원 2295명이 대상이 된다. 현재 충북 오창의 LG화학 배터리 사업장 노조도 아직 노사의 의견 차가 커 임금단체협상을 종결하지 못한 상황이라, 이들까지 쟁의 투표를 진행한다면 사태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파업이 가결됐지만 당장 실제 파업에 돌입하는 건 아니다. 현재 노사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거치고 있는데, 여기에서 합의한다면 파업까지 가는 일은 막을 수 있다. 노조는 지난 2017년에도 파업 찬반 투표에서 87.6%가 찬성해 가결된 후 총파업 순서를 밟았지만, 이후 협상에서 합의하면서 실제로 파업은 하지 않았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고 파업으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불씨를 안고 있다. 이번 임단협에서 회사 측은 호봉 승급분 포함 3.5%의 인상률을 제시했는데, 노조 측은 매년 기본으로 오르는 호봉 승급분(2.5%)을 제외하면 실질 인상률은 1%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실질 인상률이 4%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 회사 측과 차이가 크다.

회사 측은 직원들의 임금이 이미 높고, 최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등 어려워진 경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동종업계의 다른 회사와 비교하면 임금이 낮은 수준이고, 매년 고수익을 내면서 회사의 다른 부문을 떠받쳐 온 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원들도 최근 회사의 사정이 어려운 점을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인데, 그럼에도 77%나 파업에 찬성했다는 건 이례적”이라며 “석유화학에서 번 돈으로 회사가 다른 사업을 확장하는 등 우리가 LG화학을 이끌어 왔는데, 현장에서는 그런 직원들의 자부심을 회사가 인정해줬으면 하는 정서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사태가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남은 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추가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LG화학 사업장에서 실제로 파업이 이뤄진 건 지난 2003년 7월 청주·울산·익산·온산 등 4개 사업장에서 16일 동안 진행된 사례 외에는 아직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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