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렵다는데…민주당 “전경련과 아직 풀 게 있다”

뉴스1

입력 2019-09-25 19:47 수정 2019-09-2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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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주요기업 현안간담회에서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19.9.25/뉴스1 © News1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주요기업 현안간담회에서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9.25/뉴스1 © News1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주요기업 현안간담회에서 민병두 정무위원장,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2019.9.25/뉴스1 © News1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 주관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각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주앉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당이 전경련 주관 대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민주당이 전경련 산하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과 일본 수출규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경련회관 건물을 들른 바 있다. 최근 한달새 부쩍 여당과 스킨십이 잦아든 데 대해 재계 일각에선 현 정부의 전경련 ‘패싱(Passing·무시하기)’ 기조가 해소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전경련과 정부 여당 사이에 아직 조금 더 소통하고 풀어야 될 부분이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전경련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14개 기업과 함께 ‘민주당 의원, 귀를 열다’ 경제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예정된 1시간반보다 30분가량 지연돼 오후 5시쯤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민주당이 전경련을 공식적으로 처음 방문하는 자리다. 전경련은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현 정부에서 적폐 대상으로 낙인찍힌 바 있다. 전경련은 한때 ‘재계 맏형’으로 불리며 경제5단체 중 하나였지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위상이 추락하며 정부 및 여당과의 스킨십에서 철저히 배제됐는데 이를 두고 ‘전경련 패싱’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홍영표 전 원내대표, 신경민 의원, 최운열 의원, 전현희 의원, 서형수 의원, 김한정 의원, 김병욱 의원, 김병관 의원, 강훈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선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GS, 한화 등 14개 주요기업의 사장·부사장급 경영진이 배석했다.

먼저 권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이 방문한 것에 대해 “전경련으로서는 (이번 간담회가) 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좋은 기회라는 데 대해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들어 상장사 영업이익이 37% 감소할 정도로 기업들이 어렵다”며 “결국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이고 경제를 살리려면 기업이 신나게 다시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의 이 부대표는 “어떻게 하면 어려움에 빠진 한국 경제에 지혜를 모아볼 수 있을지 고민끝에 기업이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고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이곳을 찾아오는 게 쉬운 자리만은 아니었다”면서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했다. 일부 의원들은 “왜 하필 전경련이냐”고 참석을 거부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를 마친 이후 백브리핑에서 만난 박찬대 민주당 의원도 기자들에게 “이날 간담회가 전경련과의 모임이라기 14개 대기업 임원들을 모신 것이고 전경련으로부터 장소 제공과 협조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민주당과 전경련이 공동으로 힘을 합쳐 주최한 성격이 아니라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아무래도 전경련과 정부·여당 사이에 조금 더 소통하고 풀어야 될 부분도 있다는 현실적 인식은 분명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 의원이 언급한 ‘풀어야 될 부분’이란 현 정부에서 정경유착의 대표적 적폐집단으로 꼽히며 그간 반목해왔던 전경련을 일방적으로 배척하는 ‘패싱’ 기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의 행보가 원내 지도부의 ‘공식활동’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것은 아니고 각각의 의원들이 입법기관으로서 경제분과에서 활동하며 각자가 뜻을 모아서 진행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가 뜻을 모아 공식행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각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이라는 ‘선긋기’로 분석된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선 전경련이 경제계를 대표해 정치권에 촉구하는 내용들을 담은 주제 발표와 이에 대한 자유토론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의제로는 기업들의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개혁,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노동개혁,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된 정부의 적극적 해결자세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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