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허리 조여주고 어깨도 넓혀주고…보정속옷 입는 남성들, 늘어난다

신희철기자

입력 2019-09-24 16:35 수정 2019-09-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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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78cm에 몸무게 80kg대 중반을 유지하던 직장인 남성 김모 씨(34)는 지난 1년 새 10kg가량 늘어난 몸무게를 보완하기 위해 보정 속옷을 입기 시작했다. 평소 야구와 탁구를 꾸준히 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지만, 입사 후 늘어난 술자리로 체중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올 상반기 체중 관리를 하는 동시에 뱃살을 잡아주는 보정 속옷을 입고 상견례와 결혼식 등을 치렀다. 김 씨는 “몸무게가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하는 편인데 보정 속옷으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직장 동료나 친구들 중에서도 보정 속옷을 활용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몸매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보정 속옷을 입는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를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커진 데다 남성 보정 속옷에 대한 선입견도 줄어든 영향이다. 코르셋처럼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상품뿐만 아니라 어깨 패드, 힙업 패드, 발바닥 패드 등의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24일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옥션에서 최근 한 달(8월 24일~9월 23일)간 남성 힙업 팬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고, 남성용 코르셋 판매량도 36% 늘었다. 이커머스 티몬에서도 같은 기간 남성 보정 속옷 매출이 49% 늘었고, 11번가와 올리브영에서도 남성 보정 속옷 매출이 각각 26.5%, 16% 증가했다. 옥션 관계자는 “외모를 적극적으로 꾸미고 관리하는 그루밍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남성 화장품에 이어 남성 보정 속옷 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보정 속옷의 대표 상품은 코르셋이다. 뱃살과 허리를 조여 주고, 튀어나온 가슴과 젖꼭지까지 가릴 수 있게 해준다. 좁은 어깨를 보완하는 패드 제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해도 어깨를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남성들이 주로 구입한다. 엉덩이에 살이 없거나 엉덩이가 처진 단점을 보완해주는 힙업 패드 팬티를 비롯해 가슴 어깨 팔 등의 빈약함을 보완해주는 패드 티셔츠도 나왔다.

최근 남성 보정 속옷은 기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코르셋의 경우 단순히 조여 주는 것뿐만 아니라 인체공학 패턴을 적용해 부위별 압박 정도를 달리해서 과거보다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어깨 패드는 과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디자인이 늘었고, 티셔츠 내장 형태로 나와 돌아가거나 떨어질 걱정을 줄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어깨 패드는 외관상 티가 잘 나지 않고, 직접 만져 봐도 쉽게 알기 어렵게 제작된다”면서 “각종 보정 속옷의 통기성, 신축성 등이 강화돼 오랫동안 착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색 상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발 안쪽에 넣던 ‘깔창’의 단점을 없앤 ‘발바닥 패드’가 한 예다. 실리콘으로 제작된 2, 3cm 높이의 밴드를 맨발에 신고 그 위에 양말을 신는 방식이다. 신발을 벗었을 때 키가 줄어드는 난처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코를 오뚝하게 만들어주는 ‘코뽕’ 제품도 등장했다. 플라스틱 소재의 교정 장치를 코 안쪽에 넣으면 콧대가 날렵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직장인 박모 씨(32)는 “발바닥 패드는 신발 사이즈가 넉넉해야 하고, 코뽕 제품은 이물감이 있어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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