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익률에 밀려… 美 헤지펀드 창업자들 줄퇴진

김예윤 기자

입력 2019-09-24 03:00 수정 2019-09-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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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활용 ‘퀀트 펀드’ 자산 크게 늘어 ‘감과 배짱’ 전통적 운용방식 쇠퇴
헤지펀드 제왕 폴슨 등 “사업 전환”



인공지능(AI)의 급부상으로 미국 유명 헤지펀드 창업자들이 잇따라 은퇴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AI를 이용한 헤지펀드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데다 경쟁 격화 및 수수료 인하 압력 등으로 매니저의 ‘감과 배짱’에 의지했던 전통적 펀드 운용 방식이 쇠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조사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사업을 접은 헤지펀드 수는 213개로 신규로 설정된 펀드 수(136개)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해에도 청산된 헤지펀드 수(659개)가 새로 설정된 펀드 수(561개)보다 많았다.

오메가 어드바이저, SPO 파트너스, 세미놀 파트너스 등 한때 월가를 주름잡던 펀드들도 마찬가지다. 리언 쿠퍼먼 오메가 최고경영자(CEO)는 “더 이상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다. 남은 인생을 주가와 운용 수익률만 보면서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메가를 특정 가족의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 오피스’로 전환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큰돈을 벌었던 ‘헤지펀드의 제왕’ 존 폴슨조차 최근 “수년 내 패밀리 오피스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위 ‘퀀트 펀드’는 쑥쑥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 퀀트 펀드인 ‘투시그마’는 전체 직원의 60%가 기존 금융 분야 경력이 없는 사람이다. 대신 수학 올림피아드 메달리스트 15명을 포함해 수학 및 AI에 능통한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011년 60억 달러였던 자산 규모도 현재 580억 달러로 9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AI 펀드의 등장으로 수익률 높은 종목을 잘 고르는 카리스마형 펀드 매니저의 시대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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