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멀어지는 ‘내 집 마련’…중도금 대출 안 되는 아파트 3년새 6배 ↑
김호경기자
입력 2019-09-23 18:33 수정 2019-09-23 18:40
서울의 아파트 모습.(자료사진)© News1
서울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분양가 9억 원 초과 아파트가 3년 전보다 6배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분양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2016년 7월부터 분양가 9억 원 초과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을 막은 게 현금 자산이 적은 젊은 부부들의 내 집 마련을 더욱 멀어지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동아일보와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입주자 모집 공고 기준 2016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분양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청약이 가능한 일반분양 가구 중 분양가 9억 원을 초과한 가구 비율은 2016년 6.2%에서 2017년 10.7%, 지난해 26.3%에 이어 올해 8월 기준 36.3%까지 치솟았다. 올해 분양한 아파트 3채 중 1채가 분양가 9억 원을 넘은 셈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분양가 9억 원 초과 아파트는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에 몰려 있었다. 지금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은 물론이고 동대문 서대문 광진구 등 비강남권에도 분양가 9억 원 초과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분양가 9억 원이 넘는 아파트는 현금 자산이 적은 젊은 부부들에게 ‘그림의 떡’이다. 중도금 대출이 막혀 있다 보니 분양가의 60% 수준인 중도금을 직접 조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계약금까지 더하면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중도금 대출 없이 7억 원가량을 마련해야 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중도금 대출 규제의 최대 피해자는 젊은 부부”라며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일정 면적 이하 주택을 분양받는다면 분양가 9억 원이 넘어도 중도금 대출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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