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과 피노키오가 만나는 독특한 판화전

서정보기자

입력 2019-09-18 18:14 수정 2019-09-1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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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아 판화 개인전, 26일부터 10월7일까지 서울 강남역 유나이티드캘러리

‘하회탈과 피노키오.’

전혀 연관이 없는 두 캐릭터가 한 작품 안에서 만났다. 26일부터 10월7일까지 서울 강남역 유나이티드캘러리에서 열리는 판화가 민경아 개인전에서다.


작품 ‘21세기 양반 각시’는 양반각시탈에 오늘날의 특징을 표현해줄 수 있는 이미지들(핸드폰, 선글래스, 테이크아웃 커피, 명품백, 양복, 투블럭헤어 등)을 넣고 버선 모양의 피노키오 코를 접목시켜 해학적인 모습을 담았다.

탈과 피노키오는 “거짓”이라는 키워드는 동일하지만 반대의 현상이 펼쳐진다. 탈은 자신을 숨기고 자신을 드러내는 반면, 피노키오는 자신을 숨기려하지만 자신이 들통난다. 탈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반면, 피노키오는 감추고 싶은 것까지 다 들통나게 하는 솔직한 코를 지니고 있다.

민 작가는 모두 피노키오처럼 솔직한 코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면, 자칫 솔직한 코 때문에 서로들 찔려 상처받을 수도 있으니 예쁘고 둥글게 길어지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해 나를 향해서는 뽀족하나, 남을 향해서는 둥근 버선코처럼 그려넣었다“고 말했다.


작품 ‘피노키오 랩소디’에서 민작가는 강남역을 배경으로 다양한 이미지들을 재구성했다. 작가의 메타포인 진주귀걸이 소녀, 한국의 민화호랑이, 영화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퀸’의 프레디 머큐리, BTS의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어떤 이미지는 간판 속에 들어가 허구 속 허구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미지는 현실로 살아나와 버스위에 올라타거나 춤을 추기도 한다.

현실과 가상, 사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 솔직와 위선의 혼재를 작품으로 풀어가고 있는 민 작가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귀국 후 홍익대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홍익대 판화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2018년 온페이퍼 국제판화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뉴욕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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