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확산…金겹살보다 무서운건 ‘포비아’

뉴시스

입력 2019-09-18 14:32 수정 2019-09-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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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발병에 도매값 30% 가량 올라
공급 줄어 오를 수도, 수요 줄어 내릴 수도
유통업계 "돼지고기 꺼릴까 가장 우려"



경기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돼지고깃값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은 유통업계에서 확보해 놓은 물량이 있어 소비자 가격에 큰 변동은 없지만, 확산세가 거세지면 공급량이 줄어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 가격도 문제지만 유통·외식업계에서는 이번 전염병 발생으로 돼지고기 소비 자체를 꺼리는 ‘포비아(공포증)’ 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ASF가 발병한 17일 기준 전국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등외 제외)는 1㎏ 당 5975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31.1% 가량 올랐다. 이날은 정부의 이동제한 조치로 전국 14개 돼지 도매시장 가운데 2곳만 개장한 상태다.

도축이 지연되고 살처분되는 돼지들이 생겨나면서 돼지고깃값이 들썩이고 있다. 과거 구제역 등의 가축전염병이 돌았을 때도 소비자 가격이 오른 바 있다. 그러나 하루 동안의 가격 추이를 보고 가격 그래프를 전망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는 게 유통업계의 반응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어제는 특수한 상황이라 경매가가 오르긴 했지만 예단하기 이르다”며 “살처분으로 공급이 줄어들어 오를지, 포비아 현상으로 수요가 줄어 재고량이 쌓이고 가격이 내려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지만 포비아 현상이 생기는 것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학습효과가 있는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와는 달리, AFS가 국내에서는 처음 발병하는 것이다 보니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도 당분간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소비를 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식업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국내산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는 “당장 가격변동 등 변화는 없을 것이고 지금은 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며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기피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이름 자체가 거부감이 들지 않느냐”고 했다.

축산 관련 단체에서도 가장 걱정스러운 점이 바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다. 대한한돈협회는 “과거 구제역 파동 당시 소비 기피 심리가 급속히 확산되는 등 우리 축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 심리와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국내 축산업이 큰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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