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전기차 가격 낮춘다”… 전동화 전략 조기 구축에 사활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9-09-18 11:14 수정 2019-09-1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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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폴크스바겐 친환경 시대가 온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속한 폴크스바겐그룹이 2019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이하 IAA)에서 친환경차 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2015년 디젤 게이트 파문 이후 줄 곧 친환경차 사업에 공들인 끝에 올해 하반기부터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구체적인 친환경 전략을 야심차게 공개한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IAA를 통해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한 명확한 노선을 그렸다. ▲ 오는 11월 4일 본격 생산에 들어가는 폴크스바겐 순수전기차 ‘ID.3’ ▲전기구동 오프로드 콘셉트카 ‘아우디 AI:트레일 콰트로’ ▲포르쉐 전기 슈퍼카 ‘타이칸’ ▲람보르기니 최초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시안’ 등이 대표적으로 폴크스바겐그룹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난 10일 IAA 폴크스바겐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미하엘 요스트(Michael Jost·사진) 폴크스바겐그룹 제품 전략 및 폴크스바겐 브랜드 최고 전략 책임자는 “전세계 폴크스바겐 승용차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량은 전체 1%를 차지한다”며 “유해물질 감축이 바로 폴크스바겐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파리기후협약 이행에 전념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5년 맺은 국제협약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2017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폴크스바겐은 완전한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2050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핵심은 바로 전동화로의 전환이다. 미하엘 요스트 책임은 “2050년까지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해서 완전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7년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 개발과 7년 후인 2034년에는 기존 내연기관과 관련된 신차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세 로드맵을 토대로 회사 측은 2040년 이산화탄소중립 차량만을 생산할 방침이다. 다만, 2040년에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도 가져가는 투 트랙 전략이 유지되는 시기로 폴크스바겐은 예상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목표 기간 내 전동화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로 차량 가격의 합리화를 꼽았다. 실제로 2019 IAA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ID.3 가격은 3만 유로 수준(독일 기준)으로 책정됐다. 자사 내연기관 차인 ‘골프(약 2만6000~2만8000유로)’와 비슷한 가격대다. 미하엘 요스트는 “폴크스바게은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한 가격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전기차 기반 차량도 일반 소비자들이 소유할 수 있는 가격 범위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1세대 전기차 가격이 2~3세대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생산량이 늘어나면 1대당 생산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이 가능해지면서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조립 공정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ID.3를 비롯해 폴크스바겐 전기차 생산을 도맡게 될 폴크스바겐 츠비카우공장은 2021년까지 12억 유로를 투자해 탄소중립 공정 및 자동화를 확립, 인건비 절감에 앞장선다.

또한, 주행거리 확보도 전동화 전환을 앞당기는 중요 사안이다. 미하엘 요스트는 책임은 “ID.3의 경우 배터리 선택에 따라 동급 최고 수준인 330km~550km 범위 내에서 주행이 가능하다”며 “폴크스바겐은 향후 10분 충전에 최대 400km까지 달릴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폴크스바겐의 디지털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폴크스바겐은 더이상 장치기반 제작 업체가 아니라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개발하는 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미하엘 요스트는 “폴크스바겐그룹은 앞으로 내비게이션, 커넥티드, 인포테인먼트, 전자식 보디 컨트롤 등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며 “이를 위해 2만명 이상의 IT 전문가를 고용·육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은 궁극적으로 오는 2028년까지 70종 이상의 순수 전기차를 개발·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규모만 300억유로(약 39조4400억원)에 달한다. 그룹 내 전기차 점유율은 2030년까지 최소 4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폭스바겐그룹은 모든 공장의 탄소배출량을 2010년과 비교해 2025년까지 50% 저감할 요량이다. 또한 그룹에 속한 폭스바겐은 MEB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1000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프랑크푸르트=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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