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돼지고기 먹어도 괜찮을까?

세종=주애진기자

입력 2019-09-17 17:37 수정 2019-09-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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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삼겹살을 고르고 있다. © News1

국내에서 처음 치사율 100%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와 양돈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축 이동을 일시 중지시키고 발병농가의 돼지를 살처분하는 것 외에 대응수단이 마땅치 않은 한계 때문에 생긴 불안감도 크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ASF는 인수공통 전염병이 아니고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 만큼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도 된다”고 말했다.

ASF 관련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경기 파주 양돈농가에서 폐사한 돼지 5마리가 모두 ASF에 걸린 것인가.

A. 폐사한 다섯 마리 중 두 마리에 대해서만 검사를 해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검사 하지 않은 나머지 세 마리도 ASF일 것으로 추정된다.“

Q. ASF 발병농가의 돼지 중 몇 마리 정도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거나 도축됐나.

A. ASF가 발생한 A농장(번식농장)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이 가족이 운영하는 인근 B, C 농장(도축농장)으로 이동된 사례는 있다. A농장은 번식농장이라서 도축은 하지 않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주일 새 정확하게 몇 마리가 인근 농장으로 이동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ASF가 발생한 농장 뿐 아니라 인근 2개 농장의 돼지를 모두 살처분한 만큼 외부로 돼지가 나갔을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Q 돼지가 살처분되는 농가는 얼마나 보상을 받을 수 있나


A. 살처분된 돼지는 시장가격의 100%로 보상받는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매일 공개하는 가격이 기준다. 파주시 관계자는 ”모돈과 자돈 등 구체적인 살처분 현황과 같이 처분한 사료 등 재산에 대해 보상평가반의 평가가 끝나야 해 보상금이 지급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농가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 보상금이 깎여 구체적인 금액은 나중에 알 수 있다“고 했다.

Q.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이유는.

A. 우선 만들기가 어렵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견된 이후 지속적으로 연구가 이뤄졌지만 바이러스의 다양성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다. 총 23종으로 분류되는 이 병의 바이러스는 유전형이 많은 만큼 바이러스가 만드는 단백질의 종류도 200종이 넘는다. 현재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백신을 개발 중이며 한국도 4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연내에 백신 연구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신 개발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백신 판매가 힘들 것이라는 점도 제약회사들이 개발에 미온적인 이유다. 실제 케냐 잠비아 등 ASF가 발생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고가의 백신을 구입하기 힘들 정도로 가난하다.


Q. 돼지고기를 먹어도 괜찮은 지.

A.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ASF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이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서 섭씨 70도에서 30분 동안 가열하면 모두 사멸하다. 평소처럼 돼지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으면 된다.

Q. 가열 시 바이러스가 없어진다면 돼지를 도축 후 유통해도 되지 않나.

A. 그렇지 않다. 돼지를 도축하거나 고기를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생길 수 있고 돼지가 이 쓰레기를 먹거나 감염된 돼지와 접촉할 경우 ASF에 걸릴 수 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ASF가 발병한 지 10개월 만에 중국 전역으로 퍼진 것도 감염 농장과 인근 지역 돼지를 살처분하는 대신 식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Q 돼지고기 공급 부족으로 삼겹살 등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가격안정대책은.

A. 농식품부는 살처분한 돼지 수가 적고 현재 돼지고기 가격이 낮아 상황을 지켜본 뒤 필요하면 대책을 마련할 생각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6일 돼지고기 1㎏당 평균 도매가격은 4558원으로 1년 전의 5639원보다 약 24% 저렴하다. 지난해 대비 돼지 사육마리 수가 13% 가량 늘면서 공급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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