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성장날개 꺾이나…日규제 덮친 하반기도 ‘암울’

뉴시스

입력 2019-09-17 16:24 수정 2019-09-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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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매출액증가율 '마이너스' 성장세 뒷걸음
수익성도 둔화…하반기 실적도 악화 가능성



국내 기업들의 성장세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황 부진세가 지속되면서 기업 매출에 ‘빨간불’이 켜지게 된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덮친 하반기에는 기업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의 성장 날개가 꺾이면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 부진의 골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2.4%)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액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5.2%로 전년동기(7.7%)보다 2.5%포인트 둔화됐다.

기업들의 매출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준건 반도체 업종의 부진이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출 부진으로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1.9%, 올해 1분기 -9.0%, 2분기 -6.9%로 3분기 연속 역성장하고 있다. 주력 업종이 부진해지니 기업 성장 지표 전체가 휘청인 셈이다.

문제는 반도체 부진이 지속되며 수출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464억달러로 전년대비 13.6% 감소하며 9개월 연속 내리막을 탔다. 이달 초 수출이 지난해보다 7.2% 늘어나며 반등 조짐을 보이긴 했으나 추석 연휴 전 ‘물량 밀어내기’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회복세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까진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는 하나 일본의 수출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기업 경영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기업 설문조사를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 대기업 매출액이 평균 2.8%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도 평균 1.9%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전망대로 3분기 기업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경우 지난 2016년(1~3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

기업 성장이 위축되면 경제 성장세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한·일 교역규모와 기업간 연계성을 감안할 때 일본의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일본 중간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며 “기업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기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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