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은 북한음식?…같은 듯 다른 ‘이북음식’
뉴스1
입력 2019-09-12 13:27 수정 2019-09-12 13:28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정상 오찬에서 옥류관의 봉사원이 평양 냉면을 들고 나르고 있다. © News1
한국인이 여름철 즐겨 먹는 대표적인 이북음식인 평양냉면. 전쟁과 분단 후 70년이 지나면서 북한의 평양냉면과는 비슷한 듯 보이면서도 고유의 맛과 먹는 법을 가진 다른 음식이 됐다. 1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추석을 앞두고 남북 음식문화와 유래 등을 소개한 ‘하나이면서도 둘인 음식 문화: 이북음식과 북한음식’ 자료를 발간했다.
자료에 따르면 평양냉면, 함흥냉면, 어복쟁반, 온반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북음식’은 한국전쟁 후 월남한 실향민이 정착하면서 발전했다.
평양냉면의 경우 육수와 먹는 방식에서 남북이 조금 다르다. 남측에서는 닭고기나 돼지고기 육수를 섞어 맛을 내지만 북측에서는 고급 요릿집인 옥류관이나 청류관 같은 곳에서 꿩 육수를 내어 먹기도 한다.
또 남측은 국물에 식초와 겨자를 쳐서 먹지만 북측은 젓가락을 X자 모양으로 면을 끼운 후 면 위에 식초를 뿌려 먹거나 면을 들어 그 위에 뿌려 먹는다. 가장 큰 차이는 가위 사용인데 북측에서는 장수의 의미가 담긴 긴 면을 잘라 먹는 것을 낯설게 느낀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이 먹는 ‘북한음식’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의 이북 음식과 거의 같았는데 이후 재일교포들의 북한 귀환으로 스시, 유부초밥, 김밥(마키) 등이 북한에 전해지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라면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북한 음식인 인조고기밥을 살펴보고 있다. © News1
또 19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경제침체기를 거치며 두부밥, 인조고기밥, 속도전떡, 강냉이국수 등 대체 먹거리가 북한 주민들의 대표 음식으로 발전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식자재가 부족해지자 자체로 생산할 수 있는 재료로 대체 먹거리를 조리해 먹기를 권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토끼고기, 메기고기다. 당국은 조리법을 개발해 가정에 보급하고, 200여개 메기 양어장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와 별개로 가진 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장마당에 팔기도 했는데 이때 두부밥, 인조고기밥 등이 장마당 음식으로 유행했다.
두부밥은 두부 한 모를 대각선으로 반 잘라 돼지기름에 튀긴 후 속을 벌려 밥을 집어넣은 것으로 유부초밥처럼 생겼다. 콩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자재였다.
인조고기밥은 국수 짜는 기계와 비슷한 형태의 기계에 콩깻묵을 부은 후 압축해서 나오는 쥐포나 쫀드기 같은 모양의 넓은 면 뒤에 초장을 발라 먹는 음식이다. 90년대에 육류를 섭취하기 힘들어 고기 대신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외 최근에는 평양에도 피자(삐자), 햄버거(고기겹빵), 핫도그, 스파게티 등 서양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도 많이 늘어나 북한 음식문화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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