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탱크 청소하던 외국인 3명 질식해 숨져

영덕=장영훈 기자

입력 2019-09-11 03:00 수정 2019-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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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오징어가공업체서… 1명 중태, 경찰 “마스크-안전장비 없었다”

10일 경북 영덕군 축산면의 한 오징어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발생한 질식사고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이날 오후 오징어 찌꺼기를 저장하는 탱크에서 청소하던 외국인 근로자 4명이 쓰러져 3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오징어 가공업체 저장탱크에서 작업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으로 쓰러져 3명이 숨졌다. 1명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중태에 빠졌다.

10일 경북경찰청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0분경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의 한 오징어가공업체 부산물저장탱크에서 청소와 정비 작업을 하던 베트남 출신 노동자 1명과 태국 출신 노동자 3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다른 직원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구급대가 지하로 이어지는 사다리를 이용해 이들을 저장탱크 밖으로 구조한 뒤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실시했으나 태국인 A(42), B 씨(28)와 베트남인 C 씨(53)는 목숨을 잃었다. 나머지 태국인 D 씨(34)는 의식은 없지만 호흡이 있어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오징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내장과 찌꺼기 등을 분해 및 처리하는 가로 4m, 세로 5m, 깊이 3m의 저장탱크다. A 씨 등은 점심 식사 후 오후 작업을 하기 위해 저장탱크에 내려갔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1명이 청소를 하려고 저장탱크에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나머지 3명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진입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조 당시 외국인 노동자들은 보호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다른 안전장비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유독가스 발생 원인 등을 조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관계자를 입건할 방침이다.

영덕=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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