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찬바람 ‘혈압 상승’ 주의해야

동아일보

입력 2019-09-11 03:00 수정 2019-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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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7>고혈압

정혜문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환절기는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여러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이다.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면서 일교차로 인한 몸의 이상이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추위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을 일으킨다. 이는 단순히 혈압 상승에서 끝나지 않고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혈압은 심장에서 우리 체내의 말초 조직이나 기관으로 신선한 혈액을 보낼 때 발생하는 압력을 말한다. 즉, 심장 좌심실의 압력과 말초혈관 저항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것인데 보통 팔에서 측정한다. 혈압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 하루 중에도 오전에는 서서히 상승하고 저녁에는 하강하기 시작해 새벽에 가장 낮아진다. 정확한 혈압을 알기 위해서는 오전마다 수시혈압을 3회 이상, 2, 3일 간격으로 측정한 후 그 평균치를 산출해야 한다. 같은 시간에 연속적으로 측정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5∼20mmHg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변하는 혈압은 기온에도 매우 민감하다.

환절기의 혈압 상승이 무서운 이유는 고혈압 자체보다 뇌출혈, 심근경색증, 뇌중풍 등 합병증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환절기에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에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있다. 심장은 크게 3개의 관상동맥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는다.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협심증의 증상은 가슴 통증이다. 일시적인 증상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간 혈관이 막힐 수 있다. 만약 혈관이 막혔다면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이 전달되지 못해 심장근육이 괴사할 수 있고 이는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급성으로 발병하면 돌연사할 수 있다.

환절기에 발생할 수 있는 혈압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가 많이 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직장에서는 개인이 온도를 조절하기 불가능하므로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따뜻한 실내에서 추운 외부로 나갈 때는 갑자기 찬 기운에 몸이 노출되지 않도록 보온에 주의해야 뇌중풍, 심장발작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새벽 운동’이다. 새벽은 혈압이 가장 높은 시간대다. 또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점을 유의해 새벽보다는 낮과 저녁 시간대에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고혈압 증상 및 혈압관리 Q&A

싱겁게 먹고 규칙적인 운동… 금연-절주는 필수


―고혈압의 증상은 무엇이고 진단은 어떻게 하나.

고혈압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두통, 현기증, 이명 등을 고혈압의 증상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고혈압 환자에서만 나타나는 특이적인 증상은 아니다.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만이 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통상 정상 혈압은 120/80mmHg으로 생각되는데 140/90mmHg 이상으로 혈압이 높은 상태라면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장기간 혈압이 조절되지 않고 상승된 상태로 유지된다면 심장병, 뇌중풍, 신장병 등 합병증은 물론이고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약물요법, 체중 조절, 식사요법 등 계속적인 치료와 예방이 중요하다.


―혈압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생활요법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식사 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다.

염분의 과다 섭취는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소금, 간장, 고추장 등의 장류와 김치, 젓갈, 조미료, 버터 등과 같은 식품의 섭취를 최소화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심폐기능 개선, 체중 감소를 도와 고지혈증 개선, 고밀도지질단백질(HDL)의 증가, 스트레스 해소 등의 효과를 준다. 다만 심장병이나 중대한 건강상의 문제를 가진 환자는 운동부하 검사나 전문 의료진에 의한 철저한 평가 후에 실시해야 한다. 셋째는 금연이다. 흡연 자체는 지속적인 혈압 상승에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다만 주요 성분인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이 일시적인 혈관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 절주다. 술은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추운 날씨로 인해 수축이 계속되면서 혈압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정혜문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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