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코링크 모른다” 했는데… 부인은 투자업체서 자문료 받아
이건혁 기자 , 남건우 기자 , 장윤정 기자
입력 2019-09-10 03:00 수정 2019-09-10 03:00
[조국 의혹 파문 확산]조국 가족-운용사 관계 의혹 증폭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54)은 가족이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펀드의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어디에 투자하는지 전혀 모른다고 했다. 조 장관의 부인 정모 동양대 교수(57)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투자처를 알려주지 않는 블라인드 펀드여서라는 이유다. 하지만 부인 정 교수는 코링크PE가 운용하는 다른 펀드가 인수한 회사의 자문위원을 맡아 올해 6월까지 매달 200만 원씩 1400만 원을 받았다. 해당 회사의 대표는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 씨(37)가 당숙모인 정 씨를 추천했다고 진술했다. 조카 조 씨는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조 장관에 따르면 부인 정 교수는 코링크PE 경영과 무관하지만 실제로는 코링크PE가 인수한 다른 회사에서 매달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있었다. 코링크PE와 정 교수 간 관계는 운용사와 단순투자자 이상이었음을 보여준다.
○ 펀드 운용사가 가입자에게 다른 펀드 투자사 자문 맡게 해
정 교수가 자문료로 월정액을 받은 회사는 코링크PE가 2017년 10월 인수한 WFM이다. 이 회사 대표 김모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영어교육 관련 자문위원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WFM은 코링크PE에 인수돼 2차전지 음극재 소재 사업을 벌이기 전부터 영어교육이 주된 사업 분야였다. 올해도 6월 말 기준으로 매출의 94%가 교육사업에서 발생했다. WFM 김 대표는 9일 본보에 “정 교수의 역할은 교육 관련 컨설팅이었다”며 “5촌 조카 조 씨가 추천했다”고 했다. 현재 해외로 도피한 조카 조 씨는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정황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까지 WFM의 대표이사는 코링크PE의 대표 이모 씨(40)가 겸직하고 있었다. 이 씨는 해외 도피했다가 최근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은 뒤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WFM은 조 장관 ‘가족펀드’가 투자한 회사의 우회상장을 위한 도관체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업체다. 서울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에 투자한 웰스씨앤티와 WFM을 합병하려 했다는 시나리오에서다. 이 때문에 정 교수가 WFM 경영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교수가 참석한 경영 관련 회의록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업계에서도 교수들이 사교육 업체 컨설팅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반응이다. 한 대학의 영어교육과 교수는 “대학 교수가 이런 식으로 자문에 응해주고 돈을 챙긴다는 건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와 WFM 김 대표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영어사업에만 관여했을 뿐 회사가 새로 진출한 음극재 사업이나 우회상장 등 경영 관련 개입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WFM이 자문위원을 둘 정도로 넉넉한 재정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코링크PE가 조 장관 일가를 배려해준 것은 물론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는 추론이 나온다. WFM의 전체 실적을 보면 최근 5년 동안 당기순손실(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하는 등 재무 상태가 악화되는 시점이었다.
정 교수와 코링크PE의 관계가 재확인되면서 코링크PE를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처음 알았다는 조 장관의 해명은 또다시 신빙성을 잃게 됐다. 조 장관은 기자회견과 청문회 등에서 코링크PE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2018년 3월 공개된 재산목록에 코링크PE의 이름이 등장하는 데다 처남이 코링크PE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마당에 조 장관이 이를 계속 몰랐다고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정 교수, 4월부터 남편의 법무장관 입각 준비”
WFM이 올해 8월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사외이사 3명의 1인당 연평균 보수액도 1339만4000원(월평균 111만 원)에 불과하다. 정 교수가 회사의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외이사보다 더 높은 보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WFM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정 교수의 자문은 회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회의 한두 번 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다.
특이한 건 정 교수가 올해 4월을 끝으로 자문 업무를 사실상 중단했다는 것이다. 자문료는 6월분까지 받았다. 정 교수는 조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약 석 달 전인 4월 말 “남편의 법무부 장관 준비 때문에 5월부터 바쁘다”면서 자문위원 역할을 중단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조 장관이 그때부터 법무부 장관 입성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조카 조 씨도 조 장관의 입각설을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 씨가 조 장관의 이름을 사업에 십분 활용했을 개연성도 짙어지고 있다. 조 씨 등이 계획한 ‘서울지하철 공공 와이파이사업’에 국내 금융회사들이 거액의 투자 의향서(LoI)를 제출했던 것도 이 사업에 조 장관 가족이 연결돼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투자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서류이며 증권사 직원들은 돈이 필요한 사업을 대상으로 투자의향서를 우선 발급하는 게 일상”이라며 “투자확약서(LoC)는 발급이 안 됐다”고 했다.
이건혁 gun@donga.com·남건우·장윤정 기자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54)은 가족이 10억5000만 원을 투자한 펀드의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어디에 투자하는지 전혀 모른다고 했다. 조 장관의 부인 정모 동양대 교수(57)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투자처를 알려주지 않는 블라인드 펀드여서라는 이유다. 하지만 부인 정 교수는 코링크PE가 운용하는 다른 펀드가 인수한 회사의 자문위원을 맡아 올해 6월까지 매달 200만 원씩 1400만 원을 받았다. 해당 회사의 대표는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 씨(37)가 당숙모인 정 씨를 추천했다고 진술했다. 조카 조 씨는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조 장관에 따르면 부인 정 교수는 코링크PE 경영과 무관하지만 실제로는 코링크PE가 인수한 다른 회사에서 매달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있었다. 코링크PE와 정 교수 간 관계는 운용사와 단순투자자 이상이었음을 보여준다.
○ 펀드 운용사가 가입자에게 다른 펀드 투자사 자문 맡게 해
정 교수가 자문료로 월정액을 받은 회사는 코링크PE가 2017년 10월 인수한 WFM이다. 이 회사 대표 김모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영어교육 관련 자문위원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WFM은 코링크PE에 인수돼 2차전지 음극재 소재 사업을 벌이기 전부터 영어교육이 주된 사업 분야였다. 올해도 6월 말 기준으로 매출의 94%가 교육사업에서 발생했다. WFM 김 대표는 9일 본보에 “정 교수의 역할은 교육 관련 컨설팅이었다”며 “5촌 조카 조 씨가 추천했다”고 했다. 현재 해외로 도피한 조카 조 씨는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정황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까지 WFM의 대표이사는 코링크PE의 대표 이모 씨(40)가 겸직하고 있었다. 이 씨는 해외 도피했다가 최근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은 뒤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WFM은 조 장관 ‘가족펀드’가 투자한 회사의 우회상장을 위한 도관체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업체다. 서울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에 투자한 웰스씨앤티와 WFM을 합병하려 했다는 시나리오에서다. 이 때문에 정 교수가 WFM 경영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교수가 참석한 경영 관련 회의록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업계에서도 교수들이 사교육 업체 컨설팅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반응이다. 한 대학의 영어교육과 교수는 “대학 교수가 이런 식으로 자문에 응해주고 돈을 챙긴다는 건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와 WFM 김 대표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영어사업에만 관여했을 뿐 회사가 새로 진출한 음극재 사업이나 우회상장 등 경영 관련 개입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WFM이 자문위원을 둘 정도로 넉넉한 재정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코링크PE가 조 장관 일가를 배려해준 것은 물론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는 추론이 나온다. WFM의 전체 실적을 보면 최근 5년 동안 당기순손실(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하는 등 재무 상태가 악화되는 시점이었다.
정 교수와 코링크PE의 관계가 재확인되면서 코링크PE를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처음 알았다는 조 장관의 해명은 또다시 신빙성을 잃게 됐다. 조 장관은 기자회견과 청문회 등에서 코링크PE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2018년 3월 공개된 재산목록에 코링크PE의 이름이 등장하는 데다 처남이 코링크PE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마당에 조 장관이 이를 계속 몰랐다고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정 교수, 4월부터 남편의 법무장관 입각 준비”
WFM이 올해 8월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사외이사 3명의 1인당 연평균 보수액도 1339만4000원(월평균 111만 원)에 불과하다. 정 교수가 회사의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외이사보다 더 높은 보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WFM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정 교수의 자문은 회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회의 한두 번 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다.
특이한 건 정 교수가 올해 4월을 끝으로 자문 업무를 사실상 중단했다는 것이다. 자문료는 6월분까지 받았다. 정 교수는 조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약 석 달 전인 4월 말 “남편의 법무부 장관 준비 때문에 5월부터 바쁘다”면서 자문위원 역할을 중단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조 장관이 그때부터 법무부 장관 입성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조카 조 씨도 조 장관의 입각설을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 씨가 조 장관의 이름을 사업에 십분 활용했을 개연성도 짙어지고 있다. 조 씨 등이 계획한 ‘서울지하철 공공 와이파이사업’에 국내 금융회사들이 거액의 투자 의향서(LoI)를 제출했던 것도 이 사업에 조 장관 가족이 연결돼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투자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서류이며 증권사 직원들은 돈이 필요한 사업을 대상으로 투자의향서를 우선 발급하는 게 일상”이라며 “투자확약서(LoC)는 발급이 안 됐다”고 했다.
이건혁 gun@donga.com·남건우·장윤정 기자
비즈N 탑기사
- 백일 아기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 재워…“꿀팁” vs “위험”
- 최저임금 2만원 넘자 나타난 현상…‘원격 알바’ 등장
- “배우자에게 돈 보냈어요” 중고거래로 명품백 먹튀한 40대 벌금형
- 이렇게 63억 건물주 됐나…김지원, 명품 아닌 ‘꾀죄죄한’ 에코백 들어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1인 안 받는 이유 있었네”…식탁 위 2만원 놓고 간 손님 ‘훈훈’
- 1인 가구 공공임대 ‘면적 축소’ 논란…국토부 “면적 기준 폐지 등 전면 재검토”
- 삼성, 세계 첫 ‘올인원 AI PC’ 공개
- “인구감소로 집값 떨어져 노후 대비에 악영향 줄수도”
- [머니 컨설팅]사적연금 받을 때 세금 유불리 따져봐야
- “만원으로 밥 먹기 어렵다”…평균 점심값 1만원 첫 돌파
- 고금리-경기침체에… 개인회생 두달새 2만2167건 역대 최다
- “한국판 마리나베이샌즈 막는 킬러규제 없애달라”
- 직장인 1000만명 이달 월급 확 준다…건보료 ‘20만원 폭탄’
- 엘리베이터 호출서 수령자 인식까지… ‘배송 로봇’ 경쟁 본격화
- 연체 채권 쌓인 저축銀, 영업 축소… 수신잔액 26개월만에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