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살리는 일터의 품격… 행복한 직원이 회사를 키운다

박지원 기자 ,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9-09-09 03:00 수정 2019-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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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상적인 일터, 꿈의 직장은 무엇일까. 과거 구직자들은 회사를 고를 때 ‘높은 임금’을 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요즘은 높은 임금보다는 ‘고용 불안이 없는 안정적 일터’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단순히 출근해서 일만 하는 곳(Office)이 아니라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일할 삶의 터전을 찾는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젊은 세대의 사회 진출과 중장년층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생긴 변화다. 정년 보장은 물론 일과 가정의 양립(워라밸)도 직장 선택의 중요한 요소다. 삭막한 사내 분위기와 권위적인 조직문화는 직장인의 기피 대상이다. 가족처럼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동료와 일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조직문화를 선호한다. 그 다음으로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을지, 회사의 위치와 근무 환경,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등을 꼽는다. 이는 기업들이 더 이상 경제적 보상만으로 훌륭한 인재를 유인하고 직원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직원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 맛 나는 직장’은 어떤 곳일까. 여기 실적보다 상생을 추구하는 인재경영을 확대하고, 직원 기(氣)를 살리면서 일할 맛 나는 직장문화를 꽃피운 행복한 일터가 있다.

동아일보가 선정한 ‘2019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을 수상한 기업·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24곳이다. 누구도 부럽지 않은 근로환경을 갖춘 ‘고용친화 모범경영’의 주인공들이다.

동아일보는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2019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 수상자 24곳을 9일 공개했다.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은 양질의 고용환경을 갖추고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복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선정하고 이를 모범사례로 널리 알려 경제 발전과 지속적인 미래 성장에 기여하고자 제정됐다.

고용친화 기업 문화를 토대로 ‘즐거운 일터, ‘신명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단체를 선정함으로써 실천적 사례를 두루 전파하기 위한 취지다. 올해 6월부터 243곳 지방자치단체와 331개 공공기관,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후보군을 대상으로 3차례의 최종 심의를 거쳐 부문별 우수 사례를 최종적으로 가려냈다.

학계·산업계 전문가 10명이 △상생고용 △고용지원 △시니어고용 친화 △산업특화 △청년고용 친화 △여성고용 친화 △중장년고용 친화 등 총 14개의 부문으로 선정했다.

종전의 단순한 정량적 평가방식 외에도 최고경영자(CEO) 비전·철학, 직원 만족도, 고용친화 경영을 위한 실행계획, 고용창출을 위한 경영활동, 성과 등 정성적인 평가를 병행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선정 사례와 차이가 있다.

고용친화 경영의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업종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행복하다’ ‘행복한 직원이 회사를 살찌운다’는 경영철학이 그것이다. 아울러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남다른 열정과 공감, 감동을 이끌어 내는 하이터치 리더십을 적용해 일터의 품격을 높였다.

고령화에 따른 실버세대 일자리 확충 방안과 출산에 따른 경력단절 여성 고용 창출도 수상자들의 닮은꼴이다. 또 돈이나 승진과 같은 외적 동기가 아니라 ‘자율성’ ‘일의 의미’ 등 내적 동기를 부여해 직원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공공기관, 지자체들은 ‘생산성’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이제 ‘사회적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 ‘고용 환경’ 등은 공공기관·지자체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가 됐다. 정부도 ‘포용국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공기업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문하고 있다. 민간기업도 고용친화로 사회적 가치 확대 드라이브를 건 정부에 적극적으로 발을 맞춰가는 분위기다.

수상 기업 및 단체들은 사람에 대한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국가 경쟁력 향상의 마중물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고용친화 모델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2017년 이후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행사의 시상식은 9일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 “일자리 창출은 기업가정신의 핵심” ▼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심사평

동아일보는 2017년 양질의 고용환경을 갖추고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 및 기관을 모범사례로 소개해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미래성장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을 제정했다. 그리고 올해 3회 시상식을 진행한다.

학계와 업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접수된 공적서를 바탕으로 응모사들의 경영전략 및 비전, 고용친화경영을 위한 실행계획 등을 평가해 수상 후보사를 선정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후보사들의 경영활동에 관한 보도자료를 확인해 수상의 적합성을 평가해 최종 수상사를 선정했다. 그 결과 8개의 기업, 12개의 공공기관 및 4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선정됐고 이들 중에는 스타벅스코리아가 3년 연속, 공항 철도를 포함한 7개 기관과 기업이 2년 연속 본상을 수상하게 됐다.

최근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특히 고용이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일자리-분배’의 선순환은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이 선순환의 연결고리 중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가(기업, 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창조적 능력은 물론 도전정신, 혁신성이 요구된다. 특히 기업가는 가치 중심으로 형성되는 생태계에서 협력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고, 그 결과로 나오는 수익을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

선정된 기관들의 임직원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적극적인 사업을 모색하고 개척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들은 더 좋은 세상(a better world)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선구자들이다.

수상자들은 앞으로 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계속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런 모범사례들이 사회에 전파돼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더 많은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주기를 기대한다.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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