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돈 안 되면 안 사요”…미분양 100% 아파트 등장

뉴스1

입력 2019-09-06 07:54 수정 2019-09-0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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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 News1

분양 인기 지역인 서울에서 분양 물량 전체가 팔리지 않고 남은, 미분양 100% 아파트가 등장했다.

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길동에 최근 분양한 ‘경지 아리움’ 아파트가 대거 미분양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말(29일~31일) 전체 124가구에 대한 정당 계약을 실시한 결과, 단 한 명도 계약하지 않아 모두 미분양됐다.

경지 아리움은 앞서 7월 중순 실시한 청약 접수에서 198명이 신청해 평균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0개 주택형 중 2개 주택형만 마감됐고, 나머지는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이 평균 수십 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예상보다 청약률이 낮게 나오자, 그나마 청약 신청한 사람들마저 모두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미분양이 늘었다.

이 영향으로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7월 미분양 통계에서 서울 지역 미분양은 전월보다 54.5% 급증한 190가구를 기록했다.

경지 아리움이 대거 미분양 된 것은 소위 ‘돈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시세차익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는 중소 건설사인 경지건설이 지하철 5호선 길동역 인근에 선 시공한 뒤 분양하는 후분양 아파트이다. 지하 1층~지상 16층 총 124가구 규모다. 분양물량 전체가 전용면적 13~26㎡의 소형 주택형으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2억1400만~2억9900만원대다.

인근 중개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 및 회사 신뢰도가 낮은 데다, 원룸 오피스텔과 비교해도 상품 경쟁력이 뚜렷하지 않다 보니 수요자들이 선택을 주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형 평형과 상품성을 고려할 때 부담스러운 가격과, 후분양 아파트라 중도금과 잔금을 단시간에 마련해야 하는 것, 초반 추가 대출 지원이 되지 않았던 것도 선택을 꺼리게 한 이유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예전 분양시장이 좋을 땐 ‘묻지 마 청약’이 만연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택 수요자들의 선택도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아무리 서울이라고 해도 철저히 돈이 될만한 상품에만 수요자들이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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