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실수요자들 ‘관심’…분양가상한제 이후 청약 커트라인은?

유원모기자

입력 2019-09-05 17:20 수정 2019-09-0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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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도 확대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분양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한제가 적용되면 시세보다 20~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기대해 볼 수 있어서다. 낮아지는 분양가만큼 경쟁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된 서울 지역 아파트 당첨 가점을 분석해 상한제 이후 달라질 분양 시장을 예측해 봤다.


●평균 가점 43점, 인기 단지는 72점 이상

5일 부동산정보서비스업체 부동산114가 금융결제원의 아파트 당첨 가점을 조사한 결과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당첨 가점(커트라인)은 43점으로 집계됐다. 이 점수는 45세 이상의 기혼자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현행 청약점수는 무주택 기간(32점 만점), 부양가족 수(35점 만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만점) 등 84점 만점으로 구성된다. 45세라면 30세부터 인정되는 무주택기간의 최대치인 15년을 채우고(32점), 배우자(10점)와 청약통장 최소 보유(1점) 등을 통해 가점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자녀가 있거나 청약 통장 보유 기간이 길다면 30대 후반의 무주택자도 노려 볼 수 있는 점수다.

하지만 평균 점수라는 점에서 단지별 가점 현황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대표적으로 올해 1월 서울 광진구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는 커트라인이 14점에 불과했다. 당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육박하는 3.3㎡당 3370만 원으로 책정됐고, 대부분의 물량이 분양가 9억 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 규제를 적용 받아 일부 평형은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었다.

반면 올해 4월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의 ‘송파위례리슈빌퍼스트클래스’는 평균 커트라인이 무려 72점에 이르렀다. 일부 평형에서는 만점인 84점에 육박하는 82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위례신도시는 공공택지로 이미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던 곳이었기 때문에 3.3㎡당 분양가가 2179만 원에 불과했고, 중도금 대출 규제에서도 자유로워 청약 수요가 대거 몰렸다”며 “최근 강남권에서 상한제가 적용된 이 사례를 볼 때 향후 서울의 주요 인기 단지의 경우 커트라인이 최소 60점에서 평균 70점 이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무주택 기간 긴 중년층에게 유리

분양 시장은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접수가 끝난 서울 동작구의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무려 203 대 1을 기록했다. 서울 분양 시장에서 100 대 1의 경쟁률이 넘는 아파트가 나온 것은 2017년 9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 자이가 세운 168 대 1 이후 2년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 이후 서울의 주요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당첨되기 위해서는 최소 60점 이상의 가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60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4인 가구 기준(20점)으로 무주택 기간 11년 이상(24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4년 이상(16점) 등의 기준을 채우면 돼 40대 초반의 실수요자들은 노려 볼 수 있다. 만약 70점이 넘어간다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모두 채우더라도 아이가 셋 이상이거나 무주택자인 부모님과 동거하지 않는다면 이 점수를 충족하기 힘들다.

30대 이하의 젊은 무주택자들은 상대적으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2017년 9월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전용면적 85m² 이하 분양 주택은 100% 가점제가 적용되고 있어 나이가 어리면 가점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85㎡ 초과의 경우 추첨 물량이 있지만 대부분 분양가가 비싸 중도금 대출 규제라는 장벽이 있다”며 “젊은 세대는 입지 분석을 통해 가점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나 이미 입주한 아파트를 노려 보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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