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전성시대 끝 ‘뉴트로 패딩’ 뜬다…근육맨·신호등 패션 부활

뉴스1

입력 2019-09-05 16:03 수정 2019-09-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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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민아가 착용한 노스페이스 ‘1996 레트로 눕시 다운 재킷’.© 뉴스1
가수 겸 배우 수지가 착용한 K2 ‘스페이스 숏다운’.© 뉴스1

 최근 3년간 거세게 몰아쳤던 롱패딩 열풍이 ‘뉴트로(신복고주의)’에 자리를 내줬다. 이에 따라 무릎까지 내려오던 겨울 패딩도 허리 위로 다시 올라갔다.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은 레트로 감성을 재해석한 ‘짧은 패딩’으로 올겨울 의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5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는 물론 네파와 K2,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대부분 아웃도어 업체들이 올겨울 대표 상품으로 ‘뉴트로 패딩’을 내놨다.

이들 뉴트로 패딩은 90년대 유행했던 ‘푸퍼’와 ‘신호등’, ‘빅로고’ 등을 차용, 뉴트로 디자인을 완성했다. 잔뜩 공기를 품어 패딩을 입으면 ‘근육맨’이나 ‘복어’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빨강과 파랑, 노랑 등 원색을 사용해 ‘신호등’ 패션이란 애칭이 붙었다. 가슴 혹은 등 부분에 10m 전방에서도 브랜드를 알아볼 수 있는 큼지막한 로고는 덤이다.

먼저 노스페이스는 과거 ‘근육맨 패딩’으로 불리며 인기를 끈 눕시를 ‘1992 레트로 눕시 다운 재킷’으로 재탄생시켰다. 눕시는 몸판 퀼팅 숫자로 생산 연도를 구분할 정도로 마니아층이 두꺼운 숏패딩이다.

네파는 ‘포르테 레트로 다운’을 출시했다. 스테디셀러 포르테 다운에 제이드그린·레드·블랙·다크네이비·펌킨 등 원색을 적용한 뉴트로풍 제품이다.

‘스페이스 숏다운’은 짧은 기장에 빅로고 플레이로 디자인 포인트를 더하는 등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K2의 신상품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도 카본블랙·스틸그레이·하바나카키·바이브란트옐로우 등 4가지 화려한 색상의 ‘바이슨 RDS 숏패딩’을 선보이며 뉴트로 열풍에 합류했다.

이처럼 아웃도어 업계가 뉴트로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과거 감성을 즐기는 2030세대, 옛 향수를 느끼는 중·장년층 등 전 연령층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트로 패딩을 주력 제품으로 선정한 것은 롱패딩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현실적인 계산도 깔려 있다. 이미 하나쯤 롱패딩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똑같은 제품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지난겨울 주력 상품으로 롱패딩을 내놨다 쓴맛을 봤다. 겨울옷을 구매하는 초겨울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롱패딩 열풍이 사그라들었다.

노스페이스가 지난해 뉴트로 패딩으로 재미를 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시즌 중·장년층이 기억하는 눕시 특유의 레트로풍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2030세대가 선호할 만한 높은 넥깃·소매 커프스·밑단 스트링 등이 접목된 ‘1996 레트로 눕시 다운 재킷’을 재출시했다.

노스페이스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5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240억원) 대비 두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회사 관계자는 “눕시 다운 재킷은 1992년 첫 출시된 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라며 “뉴트로 열풍과 더불어 재조명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노스페이스는 올해 시즌 출시된 96버전 눕시에 퍼플(여성용)·카키·페일핑크(남성용) 등 3가지 색상을 추가로 출시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노스페이스가 과거 유행하던 뉴트로 감성을 입힌 숏패딩 ‘눕시’를 다시 출시하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며 “롱패딩 수요 예측 실패로 실적 직격탄을 맞은 업체들이 올겨울 패션가 트렌드인 뉴트로풍 제품 라인을 확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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