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에 생태계 파괴 '동물테마파크' 말도 안돼"
노트펫
입력 2019-09-04 16:10 수정 2019-09-04 16:12
국회의원들·동물권단체,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철회 촉구
대명 환경평가 '꼼수' 논란… 환경 훼손 우려·주민 갈등 야기
[애니멀라이트]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동물권단체들이 제주에 건립이 추진중인 대형동물원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 건립 예정인 제주동물테마파크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은 대명그룹이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곶자왈 인근 58만㎡ 부지에 사자·호랑이·코끼리 등 25종 519마리의 동물을 사육하고 관람하는 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동물권단체들에 따르면 동물테마파크 내에는 사자, 호랑이, 곰 등 맹수들을 풀어놓고 관람하게 하는 사파리가 들어서고, 실내에서는 소동물을 대상으로 한 먹이주기 및 만지기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와 함께 4층 규모의 호텔 120실(9413㎡)과 글램핑장, 사육사 등도 조성한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당초 2007년 개발 사업 승인을 얻은 후 재정난 등으로 2011년 공사가 중단됐다가 2016년 대명그룹으로 사업권이 넘어간 뒤 재추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사 중단 이후 7년이 경과하면 환경영향평가를 새롭게 받아야한다는 규정을 피해 6년 11개월만에 공사를 재개하는 등 꼼수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조성되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는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선정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과 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선흘곶자왈 등이 위치한 천혜의 땅이다.
이곳에 대규모 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환경 훼손 우려 뿐만 아니라 찬반 주민갈등 역시 거세지고 있다.
신주운 카라 활동가는 "대명그룹은 제주동물테마파크가 다른 동물원과 차별화되었다고 홍보하지만 그들이 제시한 운영 계획은 문제의 온상으로 지적받는 실내체험동물원과 다를 바 없으며, 유리벽이 사라질 뿐 맹수들이 평생 갇혀 살아야 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신 활동가는 또 "코끼리, 코뿔소, 기린 등 열대 기후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수입도 예정하고 있는데, 한 겨울에 최저 1도까지 떨어지는 제주 기후와 환경을 고려하면 이런 동물들의 전시는 해선 안 될 일"이라면서 "야생동물들을 틀에 가두고 구시대적인 사파리 및 동물체험으로 치장된 제주동물테마파크는 동물원 내 개체수를 늘리지 않고, 오히려 위기의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종을 보전하려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물단체들은 제주도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승인을 내려선 안 되고, 사업자인 대명그룹은 지금이라도 사업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을 비롯해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대표 이형주), 선흘동물테마파크 건설 반대대책위원회, 정의당 제주도당(위원장 고병수),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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