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첫 해 보낸 이정은6 “한국 선수들 큰 힘 됐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정은6(23·대방건설)이 투어에서 같이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 덕에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 투어 행사에 참여해 US여자오픈 우승 소감을 비롯해 LPGA투어 입성 이후 근황을 전했다.

지난해 11월 L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1등으로 통과한 이정은은 이번 시즌 LPGA투어에 데뷔해 19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3회 포함 톱10에 9차례 드는 등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5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서며 신인상 레이스에서 독주를 펼치고 있다. 세계랭킹은 개인 최고인 4위(2일자 기준)를 기록 중이다.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LPGA투어 입성을 결정하기 전까지 이정은은 오랜 시간 고민을 거쳐야 했다. 그는 “투어 입성 전에 내 실력이 잘 받쳐줄까 의문이 들기도 하고 투어를 어떻게 짜고 뛰어야 하는지 감이 오질 않아 겁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이정은은 투어 진출 이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고 특급 루키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낯선 환경 속에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옆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매니저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정은은 동갑내기 매니저 제니퍼 김씨(23)와 함께 LPGA 투어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정은은 “만약 외로웠으면 투어 생활이 힘들고 성적도 좋지 않았을 텐데 제니퍼와 함께 투어를 다니게 되면서 외롭지 않았다”며 “성격도 잘 맞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선 경쟁도 세서 다 이겨야 하고 골프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런데 미국에선 골프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 이제 오래도록 골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투어에서 같이 뛰는 한국 선수들도 이정은에겐 큰 버팀목이다.

이정은은 “(유)소연·(박)인비 언니가 많은 부분을 알려주고 밥도 종종 사준다. (허)미정 언니도 잘 챙겨준다”며 “언니들이 없으면 외로웠을 것 같다. 같은 나라 선수들이 그린에서 연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정은보다 1년 먼저 LPGA투어에 입성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고진영(24·하이트진로)에 대해서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2018년 신인상의 주인공이었던 고진영은 이번 시즌 메이저 2승 포함 4승을 휩쓸며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이정은은 “에비앙 챔피언십 때 같이 플레이해 봤는데 아이언 샷도 정확하고 퍼터도 좋아졌다. 좋은 성적이 날 수 밖에 없게끔 공을 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랭킹 1, 2위 모두 한국 선수(1위 고진영·2위 박성현)라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후배들이 따라갈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는 점을 후배로서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씨, 어머니 주은진씨도 함께 했다.

이정은은 “골프를 시작하면서 나도 힘들고 부모님도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며 “US여자오픈 우승으로 그러한 부분은 조금 만회한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골프 인생에는 행복한 일만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