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 금리 내리나… 소수의견 2명 “0.25%포인트 내려야”

뉴시스

입력 2019-08-30 11:25 수정 2019-08-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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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30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달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깜짝 인하’를 단행한 상황에서 두 달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명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하는 등 추가 금리인하 시그널은 감지됐다. 한은이 일단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 등을 지켜본 뒤 10월이나 11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같은 수준에 머물게 됐다. 이번에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도 부합한 결과였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한은이 이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인하 카드’를 아껴두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를 한 번 더 내리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연 1.25%로 되돌아가 한은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 둔화 우려와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거시경제 하방 리스크 증대에 대응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대외 여건 전개 상황과 그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현 수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과 맞물려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확대된 점도 한은의 연이은 금리인하를 주저하게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불안한 금융시장 상황도 이번 금리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자칫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원화가치 하락을 더 부추기고 외국인 자금 이탈을 키울 수 있어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속도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현재 한·미 금리는 0.75%포인트 벌어져있다.
하지만 이번 금리동결은 숨고르기에 불과하고 추가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외 악재에 휩싸여 하강하는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한은이 다음 회의가 개최되는 10월, 늦어도 11월 금통위 회의에서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발 더 나아가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한은 금통위도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전망대로 2.2%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전제 하에 올 10월, 내년 1분기에도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2명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함에 따라 10월 인하론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조동철 위원과 신인석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다음 금통위 회의는 10월 16일 개최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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