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어 금지” 지침까지… 조국 관련 연일 ‘실검 전쟁’

곽도영 기자

입력 2019-08-30 03:00 수정 2019-08-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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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힘내세요” “한국언론사망” 등… 친문 커뮤니티, 순위 올리는 법 소개
‘1분내 검색 증가량’이 기준… 오타-욕설 있으면 노출서 제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연일 실시간검색어(실검)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검색어를 상위에 노출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지령’까지 돌면서 네이버 실검 메커니즘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27일 인터넷 검색창에서는 ‘조국힘내세요 vs 조국사퇴하세요’ 실검 경쟁이 일어난 데 이어 28일엔 친문 성향 커뮤니티에서 ‘기레기꺼져’를 실검에 올리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비속어 논란으로 성공하지 못하자 ‘가짜뉴스아웃’으로 대체됐고, 29일에는 ‘한국언론사망’이 실검 상위 순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친문 커뮤니티에서는 ‘검색 전에 로그인 먼저 하라’ ‘비속어를 섞지 말라’ 등 순위 조작법이 퍼지기도 했다.

네이버 실검 순위는 어떻게 정해질까. 네이버는 ‘얼마나 많은 검색이 이뤄졌나’가 아니라 ‘1분에 얼마나 검색량이 증가했나’가 기준이라고 밝혔다. 검색 총량이 아니라 검색량이 얼마나 가파르게 늘어나는지에 따라 순위가 매겨진다는 뜻이다.

만약 검색 총량이 기준이라면 ‘날씨’, ‘서울 날씨’가 거의 하루 종일 실검 상위권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짧은 시간에 실검 순위가 수없이 바뀌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그인 먼저 하라’는 일부 커뮤니티의 지령은 ‘맞는 말’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실검 조작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실명 인증 로그인을 한 이용자들의 검색어만 실검 순위에 반영한다.

‘비속어를 섞지 말라’도 근거가 있다. 네이버는 △개인정보가 노출될 경우 △성인·음란성 정보를 노출하는 경우 △의미 없는 오타, 욕설이 있을 경우에는 검색어 노출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번 실검 싸움으로 과거 드루킹의 댓글 조작 사건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결론적으론 메커니즘이 다르다. 드루킹은 네이버 뉴스의 특정 댓글 추천수를 매크로(특정 작업 반복 소프트웨어)로 계속 클릭하도록 해 특정 댓글을 상위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썼다. 실검 조작에 비해 노력은 적게 들고 여론 노출 시간은 상대적으로 길었다. 하지만 드루킹 사건 이후 네이버는 정치기사 댓글 정렬 방식을 각 언론사가 직접 정하도록 바꿔 댓글 순위 조작을 원천 봉쇄했다.

이날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실 등은 “명백한 여론 왜곡 행위인 실검 순위 조작에 네이버가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명예훼손 등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기반의 자체 기준에 위배되지 않으면 실검 순위에 개입하지 않는다”라고 원칙을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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