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프리미엄 합류 택시기사 제명은 횡포”

김재형 기자

입력 2019-08-29 03:00 수정 2019-08-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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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개인택시조합 징계받은 14명, 법원에 무효확인 가처분신청

“타다 프리미엄에 합류했다고 조합원에서 제명하는 것은 조합의 횡포입니다.”

1993년부터 모범택시를 운행하다 올해 4월 VCNC의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에 합류한 A 씨(58). 26년간 모범택시 운전기사로 일해 온 그는 최근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서울개인택시조합)으로부터 제명 통보를 받았다.

28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서울개인택시조합은 14일 대의원 총회를 열고 A 씨를 포함해 ‘타다 프리미엄’ 기사로 옮겨간 개인택시기사 14명을 제명하기로 결의했다. 조합 측은 제명 사유로 조합과 동료 조합원에 대한 중대한 배신행위를 들었다. 제명 처리가 되면 해당 기사는 택시공제조합(보험)에 가입할 수 없고, 퇴직 시 운행 연차 등의 기준에 따라 받는 전별금도 받기 힘들어진다.

A 씨를 비롯한 14명의 기사는 즉각 조합의 결정에 반발해 22일 서울동부지법에 제명처분 무효확인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들은 타다 프리미엄은 조합 측이 반대하고 있는 ‘타다 베이직(승합차 호출 서비스)’과 별개인 데다 정부가 인정한 합법적인 서비스임에도 조합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고급택시는 2015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서비스가 가능해진 운수사업의 한 형태다. A 씨는 “조합원이 자율적으로 고급택시로 면허를 전환하고 합법적인 운수 사업을 하는 것을 조합이 막을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징계에 대해 일각에서는 타다 측과 각을 세우고 있는 조합이 조합원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본보기식 징계를 내린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 고급택시에 진출한 업체에는 VCNC 이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블랙)와 우버(우버 블랙)가 있는데 유독 타다 프리미엄 기사들만 징계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100여 명의 기사가 타다 프리미엄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타다 프리미엄 기사 B 씨는 “타다 프리미엄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기사가 많지만 조합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조합이 조직의 논리를 앞세워 조합원 개인의 선택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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