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정몽원…만도 임원 20%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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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8-28 07:04 수정 2019-08-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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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만도 대표이사 회장.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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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부진 여파로 올해 상반기 경영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가 허리띠를 졸라맸다. 올해 실적에 따라 내년 초 신용등급 하향 검토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까지 나섰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만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조8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3.5%, 19.5% 줄어들며 839억원, 51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만 따로 뗀 매출액은 1조4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18억, 326억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22%, 16.5%의 감소세를 보였다.

만도는 국내에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장착 증가 영향과 북미 주요 고객사들의 매출이 고르게 증가해 전체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섀시부문의 국내 판매 부진과 사업 의존도가 한국 다음으로 높은 중국 법인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 법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5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줄었다. 손익도 적자로 전환돼 109억의 손실을 냈다. 주요 고객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크게 떨어졌고 지역 업체의 동반 부진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만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경우 내년 초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몽원 만도 대표이사 회장도 지난 6월 담화문을 통해 “완성차 업황의 급격한 악화에서 비롯되는 경영위기 때문에 투자금융업계에서는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하는 등 만도의 미래에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만도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안정적)지만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일부를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만도의 EBIT/매출액(영업마진율)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은 신용등급 방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만도의 하향 트리거로 EBIT 마진 4% 미만을 제시하고 있는데 현재 만도의 영업마진율은 2.9%로 지난해 말(3.5%)에 비해 0.6% 떨어졌다.

마진율 향상을 위해선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올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연간 환산해도 마진율을 높이기 힘든 실정이다. 신용등급 하향 검토가 올해 결산 실적이 나오는 내년 4월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영업이익 확대가 절실하다.

만도가 임원 20% 감축 및 직원들에 희망퇴직을 받는 등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배경이다. 만도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 전체 임원은 지난 1분기 총 90명이었지만 6월말 기준 72명으로 18명 감소했다.

일반 직원들의 경우 지난달에만 1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용이 줄어들면 하반기 어느 정도 수익성 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노사합의로 올 하반기에는 충당부채 환입이 예상된다. 통상임금 판결과 관련 만도는 지난 2017년 3분기 1793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는데 비용이 확정되면서 하반기 최대 314억원의 충당금 환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만도 관계자는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DAS 분야에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며 “ADAS 성장세와 거래처 다변화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 중국 부진 상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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