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보다 더 생생하게”… 삼성전자, 8K TV시대 이끈다

박지원 기자

입력 2019-08-27 03:00 수정 2019-08-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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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눈으로 4K-8K 차이 구별 가능, 해상도 높을수록 입체감-현실감 느껴
예상깨고 8K TV 대중화 가능성 확인


“인간의 눈은 8K 콘텐츠를 명확하게 구별해 낼 수 있으며, 8K 콘텐츠는 실물 이상의 생생한 감각을 경험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화여대 색채디자인연구소장 박영경 교수는 8K 환경에서 인간의 사물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3개월간 120명의 시청 경험 분석을 통해 기계 측정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4K와 8K의 해상도 차이를 사람의 시력으로 구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박 교수는 “8K 화면에서 무게감, 온도감, 실체감 등을 정확히 구현해 실물 이상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며 “우리 눈은 물체를 시각화하면서 입체감을 느끼며 과학적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데 8K에서는 이 같은 착시를 구현해 실제가 더욱 실제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8K 대중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8K 콘텐츠는 인간의 눈이 인지할 수 없는 너무 높은 해상도라 4K와의 차별화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이 있었다.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장 이경민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이 교수는 8K 수준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뇌과학적 관점에서 사용자에게 보다 나은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QLED 8K에 담은 달 착륙 50주년 NASA 영상

우리 눈은 아주 미세한 배열의 어긋남도 인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픽셀 기반의 스크린에서 선 배열이 어긋난 걸 인지하는 ‘스테핑 효과(stepping effect)’ 현상이 증가할수록 화면 속 사물을 덜 만족스럽고 덜 실제적으로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의 주요 내용이다. 이는 저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는 많은 정보가 사라지거나 뒤틀리는 정보 소실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고해상도로 갈수록 스테핑 효과가 줄어 우리 눈은 실제 사물을 보는 것 같은 현실감과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남미 삼성전자 QLED 8K 테크 세미나
8K 환경 속 AI 업스케일링 기술 가치 더욱 높아져

이 밖에 8K 논쟁에서 ‘시기상조’와 ‘무용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논거인 콘텐츠 부재 문제 역시 큰 걸림돌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TV 전문 기고가 존 아처는 콘텐츠 부재 지적에 대해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반박했다. 그는 “4K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 네이티브 4K 콘텐츠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8K TV가 보편화되면 8K 콘텐츠가 증가할 것이며 현재도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8K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4K나 풀HD 해상도의 영상을 8K의 고화질로 변환해 주는 ‘8K 업스케일링’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 부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는 스콧 켈리 미항공우주국(NASA) 전직 우주조종사가 직접 우주정거장에서 4K 해상도로 촬영한 이집트, 호주 지역의 모습을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8K TV가 8K 화질로 업스케일링한 영상을 공개하며 찬사를 받았다.

켈리는 NASA에서 제공한 8K 우주정거장 콘텐츠를 QLED 8K TV로 감상하며 “우주선 창문에 난 흠집까지 보여주는 8K TV의 섬세한 화질에 감탄했다”라며 “마치 우주에서 내가 경험한 것을 그대로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업스케일링 영상이 원본보다 더 생생한 색감과 깊이감을 보여줬다며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업스케일링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2018년 9월 세계 최초로 8K TV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독자적 반도체 기술에 기반한 ‘퀀텀 프로세서 8K’를 탑재해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구현했다. 이는 고해상도와 저해상도 영상 간 특성 차이를 머신러닝 기반으로 분석해 최적의 영상 변환 필터를 생성해주는 기술로, 원본 영상의 화질에 상관없이 해상도를 8K 수준으로 끌어올려 준다.


8K 생태계 확대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
QLED 8K 런던 광고

삼성전자는 8K TV·콘텐츠 확산을 위해 글로벌 협의체인 ‘8K 연합(Association)’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8K 연합에는 삼성전자, 파나소닉, 하이센스, TCL, AUO 등 글로벌 5개 TV·패널 업체 외에 6개 업체가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새로 회원이 된 회사는 실리콘웍스, 인텔, 노바텍 등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Chip) 관련 기업과 패널기업 이노룩스, 미국 극장 솔루션 업체 엑스페리 등이다. 8K 연합은 올해 초 삼성전자 주도로 파나소닉, 하이센스 등이 참여해 설립된 민간 협력기구로 8K와 관련해 기술표준 논의, 기술·콘텐츠·플랫폼 생태계 확산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론 8K 시장의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 콘텐츠·플랫폼 업체들을 회원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8K 방송에 대한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KT스카이라이프는 8K 위성 방송 송수신에 성공했다. 이번 시험 방송은 KT스카이라이프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천리안 위성을 이용해 송출한 8K 영상을 안테나에서 수신, 디코딩한 후 최신 HDMI(고선명도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규격을 통해 삼성 QLED TV로 실시간 전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도 QLED 8K 미디어 론칭 행사 제품 체험존 전경

삼성전자는 QLED 8K 82형 제품(Q950)을 사용해 국립수목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8K 영상으로 방송하며 초고화질 방송 시대 본격화의 가능성을 높였다. 또 5월 15일에는 룩셈부르크에서 유럽 위성 방송 사업자 SES 아스트라(Astra)와 함께 유럽 최초로 8K 위성방송 송수신 시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다양한 TV 제조사들이 8K TV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며 “향후 8K 생태계 확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8K=삼성 이라는 공식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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