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G2 무역전쟁… 美中도 지구촌도 상처

유근형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입력 2019-08-23 03:00:00 수정 2019-08-23 05: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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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전자,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올해 초유의 역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역시 무역전쟁의 여파로 세수가 줄면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내년 연방정부 재정적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이 양국에 대한 영향을 넘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中, TV-반도체-휴대전화 역주행… 세계 IT생태계 침체 도미노 우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여파로 TV, 반도체, 휴대전화 등 중국의 3대 전자제품 생산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중국의 컬러TV, 반도체, 휴대전화 생산 대수가 일제히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6월 컬러TV 생산은 총 1405만 대로 지난해 같은 달(1415만 대)보다 1.7% 줄었다. 지난해 5월 전년 동기 대비 생산량 증가율이 24.3%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증가율이 점차 떨어지다 6월 약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내려앉은 것이다.

정보통신기기를 대표하는 휴대전화의 6월 생산도 1억5126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부진을 거듭하다 5월 반짝 증가세(1.0%)로 돌아섰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역성장한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의 생산 감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6월 반도체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줄어든 149억 개에 그쳤다. 글로벌 전자부품 수요 부진에 미중 무역분쟁이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KEA는 “전자산업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자동차, 산업용 로봇의 생산도 감소했다. 이는 중국 전자업계가 향후 상당 기간 침체를 겪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KEA 관계자는 “한국을 위협하던 중국의 전자산업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국에 호재로 여겨질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침체로 연결될 수 있어 섣부른 낙관론보다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때다”라고 지적했다.



▼美, 올 재정적자 1조달러 육박… 관세 부과에 성장 둔화 적신호▼

미국 경제가 역사상 최장기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감세,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재정적자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올해 재정적자가 1조 달러(약 121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미 의회예산국(CBO)이 21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CBO에 따르면 미 재정적자가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에 9600억 달러, 2020 회계연도에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5월 전망치(2019 회계연도에 8960억 달러, 2020년 회계연도에 8920억 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CBO는 또 2023년까지 매년 재정적자가 불어나 2029년 미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정적자 증가 원인은 2017년 말 감세,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세수 감소 등이 꼽힌다. CBO는 “관세 증가,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미국을 제외한 세계경제 성장 둔화와 같은 세금 조치 외의 많은 일이 영향을 미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통상적으로 재정적자는 실업률이 낮을 때 줄어든다”며 최장기 경제 호황과 50년 만의 최저 실업률 속에서도 적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재정적자 확대는 경기 침체에 빠졌을 때 행정부가 재정을 풀거나 감세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줄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미 꽤 낮은 금리를 연준이 과거 침체기 때처럼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치러야 할 비용만 증가하고 투자를 줄게 할 것”이라며 “세계 공급망을 교란하고 글로벌 경제 성장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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