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듯 시크하게…‘반짝이는 것’으로 표현하라

동아일보

입력 2019-08-23 03:00 수정 2019-08-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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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의 주얼리어답터]

부쉐론의 ‘콰트로 블랙에디션 라지링’

최근 패션에 관심 많은 친구와 주얼리에 관해 얘기를 나누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친구가 공들여 착용하는 주얼리는 반지와 팔찌였는데, 그 이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손이 노출되는 사진들을 많이 올리기 때문이었다.

두 가지 면에서 흥미로웠다. 하나는 일반 남성도 주얼리에 이토록 관심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주얼리 선택 기준이 SNS에 영향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남성 잡지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남성 주얼리는 이제 잡지를 찢고 나와 모든 이의 스마트폰을 통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많은 하이주얼리 브랜드들은 남성 전용 컬렉션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주얼리는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유효하지 않은 걸까. 이 질문과 함께 남성 주얼리 트렌드를 세 가지 키워드로 살펴본다.



시크한 블랙 컬러

프레드의 ‘포스텐’
색상 변화만으로 남성미를 더해주는 주얼리가 있다. 마법의 열쇠가 되는 색상은 바로 블랙이다. 시크한 블랙 컬러를 내려면 오닉스, 블랙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다. 부쉐론의 ‘콰트로 컬렉션’을 통해 이 블랙 컬러의 극적인 활약상을 엿볼 수 있다. 프랑스어로 숫자 ‘4’를 뜻하는 이 컬렉션은 프랑스 파리 건축물의 굴뚝 조립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4개의 밴드가 하나의 링으로 구현된다. 옐로골드, 화이트골드, 핑크골드, 다이아몬드 등 호화로운 소재가 각 층을 이뤄 레이어드되며, 그 화려함은 여성 소비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부쉐론은 이 콰트로 컬렉션의 색상을 변주해 남성 소비자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화이트골드와 다이아몬드만으로 이뤄진 극도로 절제된 색상에 블랙 PVD 소재의 한 층을 더해 시크함의 방점을 찍었다. 그야말로 ‘프렌치 시크’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가벼운 느낌의 실버 혹은 화이트골드 체인 목걸이에 이 반지를 쏙 넣어주면 펜던트로 활용할 수 있다.



남성적 디자인 모티브



남성적인 디자인으로 특유의 강렬함을 뿜어내는 주얼리는 어떨까. 못을 모티브로 한 까르띠에의 ‘저스트 앵 끌루’나 로마 콜로세움을 손가락 위에 구현한 불가리의 ‘비제로원’처럼 선이 강한 디자인 말이다. 이 중 프레드의 ‘포스텐’은 남성적 디자인의 끝에 서 있는 컬렉션이다. 스틸 소재의 해양 케이블과 버클을 모티브로 제작된 팔찌에서 거친 바다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네이비블루 스틸 케이블과 화이트골드 버클의 브레이슬릿은 바다의 정취에 흠뻑 빠져볼 수 있는 제품이다. 팔찌의 경우 버클과 케이블의 조합이 가능한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이 적용돼 나만의 ‘포스텐’을 만들어볼 수 있다. 또한 여러 가닥의 스틸을 꼬아 만든 케이블 디자인은 반지에 활용된다. ‘포스텐 윈치링’의 디자인은 마치 상남자에게만 허락된 듯한 강렬함을 선사한다.

티파니의 ‘T 트루 와이드링’




남자를 아는 브랜드

유명 주얼리 브랜드에 방문했으나 극히 일부 제품만 있어 실망한 남성들에게 ‘남성 주얼리의 맛집’이라 부를 수 있는 ‘티파니앤코’를 소개한다.

티파니앤코는 다른 주얼리 브랜드보다 다채로운 남성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남성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브랜드다. 주얼리가 부담스러운 남성에게는 위트 있는 커프스링이나, 스털링 실버로 제작된 타이바, 머니클립 등 흥미로운 대안을 제시해준다. 특히 티파니의 ‘T 트루’ 컬렉션 반지를 주목할 만하다. 일단 굵직한 첫인상에 한 번 놀라고, 스퀘어형태로 보였던 반지가 자세히 보면 T형태가 교차된 정교한 패턴이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란다. 로즈골드, 화이트골드, 옐로골드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됐다. 볼드함이 잔뜩 묻어나는 이 반지를 오른손 검지와 왼손 중지에 두 피스쯤 착용한다면 무심한 듯 시크한 매력을 연출할 수 있다.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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