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LCD 출구전략’ 빨라질까…8월에도 패널값 급락

뉴스1

입력 2019-08-22 08:15 수정 2019-08-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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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LCD(액정표시장치) TV용 패널 평균가격 추이(자료=시장조사업체 위츠뷰) © 뉴스1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액정표시장치) 수익성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TV용 패널 가격이 8월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의 주력 TV 사이즈인 65인치 LCD 패널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올 상반기까지 나란히 적자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패널업체들도 LCD라인 가동 중단부터 공장폐쇄나 인력 재조정 등의 ‘극약처방’을 다양하게 검토중인 가운데 ‘LCD 출구전략’에 가속도가 붙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2일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8월 하반월 기준 LCD TV용 패널 평균가격은 모든 사이즈별 제품에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패널 크기에 따라 최소형인 32인치부터 중대형인 43·49·50인치, 초대형으로 분류되는 55·65·75인치 등의 패널 가격이 모두 8월 상반월 대비 하락했다는 얘기다.

하락폭이 가장 큰 제품은 43인치 4K 패널로 전월 대비 5.9%(5달러) 하락한 80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인 2018년 8월 하반월 당시 113달러였던 패널 가격이 무려 1년만에 29.2%나 떨어진 것이다.

50인치 4K 패널의 가격도 94달러로 전월 대비 5.1%(5달러) 하락했다. 이밖에 Δ32인치(-2.9%) Δ55인치 4K(-3.3%) Δ65인치 4K(-2.6%) Δ75인치 4K(-2.5%) 제품에서도 한자릿수 초반의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주력판매 제품 크기인 65인치 패널의 경우 1년 전인 2018년 8월에는 245달러였으나 1년만에 평균 가격이 22.4% 하락하며 2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SOT를 포함한 중국 패널업체들의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출하 증가에 따라 고인치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LCD 패널 가격의 하락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이미 올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내내 LCD 패널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한 LG디스플레이는 누적 적자 500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 1분기에 5600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에 2분기엔 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핵심 고객사가 지급한 일회성 보상 비용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할 경우 실제 사업부문에서는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 원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패널 가격이 떨어지는 원인은 중국 업체들의 경쟁적인 생산라인 확대 때문이다. 국내 기업을 제치고 LCD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BOE를 비롯해 폭스콘, CSOT 등 중화권 업체들은 잇따라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확대하는 추세다.

10.5세대 공장은 원장 기준으로 65인치 패널을 8장 만들 수 있는 반면에 한국 업체들의 주력 라인인 8.5세대에서는 3장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공장을 가동하면 할수록 중국 업체들에 뒤처진 생산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에 따른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결국 악화되는 수익성을 견디지 못하고 패널 업체들도 ‘궁여지책’으로 생산 감소와 비용 절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초부터 국내 LCD 라인에서 적용 중인 가동률 조정을 넘어선 수준에서 다각도의 생산 합리화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수익성이 낮은 공장의 경우 가동을 중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또 한번의 구조조정 같은 방식을 통한 인력 축소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올 하반기 내에 아산캠퍼스 내에 8.5세대 LCD 라인의 셧다운(가동중단)을 내부적으로 지속 검토 중인 단계로 전해졌다. 핵심 고객인 삼성전자가 가격이 저렴한 중국 패널업체에서 LCD 조달 물량을 늘리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가동을 중단하는 LCD 팹의 생산 물량은 최소 월 8만장에서 최대 15만장 수준까지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가동을 중단하는 LCD 라인을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으로 전환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공식적으로 QD-OLED 전환투자에 대한 일정과 계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LCD 라인의 생산성 향상으로 현실적으로 한국 업체들의 경쟁이 불가능 수준까지 진입했다”면서 “향후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산캠퍼스에 남은 LCD 생산라인 전체를 단계적으로 가동 중단해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구조를 새롭게 재편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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