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밑서 나온 셋톱박스… AI비서-인테리어 역할도

곽도영 기자

입력 2019-08-22 03:00 수정 2019-08-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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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AI 2 셋톱박스’ 출시
마이크 4개로 늘려 음식인식 강화… 4m 거리서 날씨 물어도 대답 척척
색상-디자인도 가구와 어울리게
‘B tv’ 시청중 정기배송 신청도 가능


SK브로드밴드는 21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 ‘AI 2 셋톱박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 제공
“아리아, ‘도시어부’ 틀어줘.”

TV 밑으로 숨겨두기만 했던 셋톱박스가 인공지능(AI) 비서, 스테레오 스피커,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거듭나고 있다. 음성인식 기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활용성이 높아지고 디자인까지 개선된 ‘생활 플랫폼’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셋톱박스? 음성비서!

SK브로드밴드는 21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셋톱박스 신규 모델인 ‘AI 2 셋톱박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처음 AI 셋톱박스 제품을 내놓은 뒤 1년 반 만의 업그레이드 출시다.

SK브로드밴드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음성인식이다. 출시 초기엔 셋톱박스에 말을 거는 것이 어색하게 받아들여졌지만 점차 이용자들이 익숙해지면서 더욱 정교한 인식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브로드밴드가 집계한 ‘B tv’ 월간 음성 발화량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약 2.25배 증가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채널 조정 등 TV 조작과 관련된 내용이 47%로 가장 많았지만 음악·날씨·감성대화 등 생활 도우미 관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새로 출시한 AI 2 셋톱박스의 음성인식 마이크를 2개에서 4개로 늘리고, SK텔레콤에서 자체 개발한 빔포밍 기술을 적용해 인식률을 대폭 높였다고 밝혔다. 빔포밍 기술은 이용자의 발화 위치를 찾아 발화된 음성만을 음성인식에 이용하고 그 외의 소리는 구분해 제거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TV가 있는 거실 안을 벗어나면 음성인식률이 떨어졌지만 이제 부엌에서도 충분히 셋톱박스에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명순 SK텔레콤 AI유닛장은 “보통 거실에서 TV와 소파 거리가 2m지만 주방으로 이동하면 3∼4m에 이른다”며 “마이크 4개를 통해 음성인식률을 4m 거리에서도 90% 이상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 디자인·활용성 강화한 생활 플랫폼으로


디자인 측면에서도 AI 2 셋톱박스는 감성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기존 가구와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셋톱박스의 사각형 혹은 원통 형태의 단순한 모양과 어두운 색상에서 벗어나 패브릭 소재에 밝은 컬러를 적용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날 셋톱박스 신제품 출시와 함께 B tv 활용성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생활 및 문화·취미생활 관련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B tv 픽(PICK)’ 서비스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B tv 시청 중 리모컨으로 셔츠, 양말, 꽃, 와인 등 15개 상품의 정기 배송을 신청할 수 있다.

TV 셋톱박스는 가정 내에서 거실의 중심이 되는 대표적인 생활 기기인 만큼 AI 접목 시도가 가장 활발하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일상생활 및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KT는 2017년 1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음성인식 AI가 적용된 ‘기가지니’ 스피커를 TV 셋톱박스로도 쓸 수 있게 내놓으며 ‘인공지능 TV’ 슬로건을 앞세웠다. 각종 생활정보 제공에 더해 최근엔 전국 아파트 매매 및 분양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부동산 서비스도 추가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구글과 협업해 구글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U+ tv’ 셋톱박스에 탑재했다. 이에 따라 U+ tv 이용자들은 전용 리모컨을 통해 음성명령으로 구글의 주요 서비스인 △유튜브 △구글 포토 △구글 검색 △구글 번역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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