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찾아온 길고양이 새 가족 찾아준 마음 따뜻한 경찰관들

노트펫

입력 2019-08-21 16:08 수정 2019-08-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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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경찰서를 찾아온 길고양이를 돌봐주며 새 가족까지 찾아준 마음 따뜻한 경찰관들이 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암경찰서 우길 경위는 경찰서 현관 입구 계단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궁금한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 손짓을 하자 고양이는 도망을 가기는 커녕 우 경위에게 "야옹야옹" 거리며 다가와 다리에 몸을 부비기 시작했다.

우 경위는 "사람을 봐도 겁먹지 않고 서슴없이 다가와 애교를 떨기에 쓰다듬어줬는데, 며칠을 굶은 건지 너무 말라 뼈가 만져졌다"며 "움직임에 힘도 없어 보여 황급히 마트에서 고양이 간식을 사서 줬더니, 숨도 안 쉬고 먹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우 경위의 따뜻한 손길 때문일까. 녀석은 그렇게 종암경찰서에 터를 잡게 됐다.

사람을 유난히 잘 따르고 애교가 많은 녀석에게 경찰서 식구들은 '쫑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종암서의 마스코트 삼아 극진히 보살펴 줬다는데.

그런 정성에 보답이라도 하듯 쫑이는 마스코트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성실한 근무 태도를 보여줬다.

매일 아침 출근을 하는 직원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하고, 민원 창구에서 꽃미모를 뽐내며 당직을 서는 등 타묘(猫)의 모범이 됐다고.

경찰서 식구들 역시 출근할 때마다 다들 한 손에 간식을 들고 쫑이를 찾아 인사를 하는 게 일상이 되기도 했단다.

하지만 경찰서라는 곳의 특성상 사건·사고 관련 민원인들이 드나들다 보니 쫑이를 경찰서 내부에서 계속 돌보기는 힘들었다.

불편해하는 민원인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쫑이를 경찰서 건물 밖으로 내보냈지만, 다른 고양이들에게 해코지를 당해 다시 내부로 들어오기 일쑤였다는데.

동물보호단체에 문의를 해봤지만 기간 내 입양자를 구하지 못하면 안락사될 수 있다는 말에 결국 경찰서 식구들은 직접 쫑이의 가족을 구해주기로 결정했다.

우선 쫑이 전용 SNS를 만든 이후 쫑이의 사진을 올려 입양자를 구하기 시작했고,

고양이 관련 카페 등에 입양 공고를 올리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결국 쫑이를 사랑으로 보살필 집사를 구할 수 있었다.

쫑이를 위해선 분명 잘된 일이지만 이미 쫑이와 너무 정이 들어버린 종암서 식구들은 이별이 아쉽기만 했다는데.

새 가족에게 입양을 보내기 전 동물병원에서 건강검진도 받게 하고, 기호에 맞는 사료와 간식, 이동 가방 등 직원들의 마음을 담은 선물까지 한가득 안긴 후에야 떠나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쫑이가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영상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쫑이는 그렇게 종암서 식구들의 아쉬운 작별 인사를 뒤로 한 채 지난 19일 새로운 가족의 품으로 떠나갔다.

우 경위는 "최근 도시개발로 길고양이가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매스컴을 통해서도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쫑이를 보살피게 됐다"며 "하루빨리 문제들이 해결되고 동물을 대하는 인식이 개선돼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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